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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2015년 호주아시안컵을 끝으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유럽에서 뛰는 20대 초·중반 선수들이 늘어났다. 케이로스 감독이 "처음 이란에 왔을때 유럽파가 한 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1명이나 됐다"고 했다. 이번 명단에도 9명의 유럽파가 이름을 올렸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역시 '이란의 메시' 사르다르 아즈문(21·로스토프)이다. 22번의 A매치에서 15골을 넣은 아즈문은 알리 다에이 이후 이란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받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첫 원정경기였던 2014년 11월 한국과의 평가전(1대0 이란 승)에서 결승골을 넣기도 했다. 아즈문은 일찌감치 아시아 최고의 재능으로 평가받았다. 인터밀란 등 빅클럽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러시아행을 택한 아즈문은 지난 시즌 루빈카잔에서 로스토프로 임대돼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12골을 넣은 아즈문은 올 시즌에는 유럽챔피언스리그 예선에서도 골맛을 보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끈끈함
재능있는 선수들이 즐비하지만 '뉴이란'의 가장 큰 무서움은 '끈끈함'이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강력한 수비축구로 재미를 본 이란은 이후 강력한 수비를 팀 컬러로 삼았다. 수비 조직력을 우선으로 한 후 역습이나 세트피스로 승부를 짓는 것이 새로운 이란의 승리공식이다. 이란은 이번 최종예선 3경기에서 1골도 내주지 않았다. 득점은 3골밖에 되지 않지만 카타르전처럼 후반 추가시간 2골을 넣는 등 집중력이 대단하다. 우즈베키스탄전도 세트피스로 한 골을 넣은 후 탄탄한 수비로 원정에서 1대0 승리를 거머쥐었다.
끈끈함의 중심에는 네쿠남 이후 팀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아드라니크 테이무리안(33·사지), 마수드 쇼자에이(32·파니오니오스), 잘랄 호세이니(34·페르세폴리스)가 있다. 오랜기간 이란의 중추로 활약한 이들은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신예 유럽파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전성기에 비해 운동능력은 떨어졌지만 승부처마다 강한 집중력을 보이고 있다. 필요하면 침대축구 등 심리전을 앞세워 상대를 압박한다. 쉽게 지지 않는 끈적끈적한 이란의 축구, 한국 입장에서는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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