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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의 장기부상' 에이스로 거듭날 기회 잡은 손흥민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6-09-21 20:30


ⓒAFPBBNews = News1

토트넘에 비상이 걸렸다.

'주포' 해리 케인이 발목 부상으로 쓰러졌다. 케인은 19일(이하 한국시각) 홈에서 열린 선덜랜드와의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1대0 토트넘 승)에서 부상으로 후반 42분 교체아웃됐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21일(한국시각) 인터뷰에서 "케인이 발목 인대를 다쳤다. 그의 상태를 매일매일 체크해 봐야 한다"며 "구단 주치의가 나에게 해준 말만 설명할 수 있다. 얼마나 오랫동안 그라운드를 떠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이른 시일 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하지만 영국 현지 언론은 케인이 약 두 달 가량 뛸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케인은 자타공인 토트넘 공격의 핵이다. 2년간 EPL에서만 46골을 넣었다. 지난 시즌에는 25골로 득점왕을 차지하며 토트넘의 유럽챔피언스리그(UCL)행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초반 다소 부진했던 케인은 스토크시티와의 EPL 4라운드에서 시즌 마수걸이골을 넣은데 이어 선덜랜드전에서 결승골을 넣었다. 케인의 부활과 함께 토트넘도 기지개를 켰다. 연승행진을 달리며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렸다. 최전방과 2선을 오가며 토트넘 공격을 이끄는 케인의 부상으로 전력 약화가 불가피해졌다.

위기는 곧 기회다. 손흥민 입장에서는 더욱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 토트넘은 케인 없이 빡빡한 일정을 치러야 한다. UCL은 물론 리그에서는 맨시티, 레스터시티, 아스널전 등이 예정돼 있다. 일단 포체티노 감독은 케인을 대신할 공격수로 올 시즌 영입한 빈센트 얀센을 지목했다. 포지션상으로는 그렇다. 얀센은 최전방 공격수다. 얀센은 지난 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득점왕을 차지했다. 잠재력은 충분하다. 하지만 아직 EPL에 완벽히 적응하지 못했다. 여기에 최근 멤피스 데파이, 알폰소 아우베스 등 네덜란드 리그 득점왕 출신은 EPL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 다른 팀들의 견제를 받는 토트넘의 최전방을 차지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케인이 쓰러진 지금, 토트넘 입장에서 지금 가장 기대를 걸만한 공격수는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연일 상종가다. EPL 입성 후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손흥민은 영국 스카이스포츠가 매 라운드마다 발표하는 EPL 선수 파워랭킹에서 13위에 올랐다. 영국 통계 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 닷컴이 매긴 유럽 5대 리그(EPL, 리그앙, 분데스리가, 세리에A, 라리가) 전체 평점에서는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 등을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의 활약에 매우 기쁘고, 행복하다"며 "최근의 활약은 손흥민과 계약했을 때부터 우리가 원하고 기대했던 것"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케인의 부재로 예상되는 포체티노 감독의 선택은 2선 집중이다. 물론 손흥민이 최전방 공격수도 가능하지만, 포체티노 감독이 손흥민을 그 자리에 기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오히려 원래 장점이었던 2선 공격력을 극대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무사 시소코, 에릭 라멜라 등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이 자랑하는 2선 공격수 중에서도 가장 득점력이 좋은 선수는 손흥민이다. 선덜랜드전에서 5번의 키패스를 기록하며 만들어가는 능력이 부각됐지만, 스토크시티전에서 보듯 손흥민의 가장 큰 능력은 마무리다. 케인이라는 확실한 킬러가 빠진 지금, 토트넘에 가장 필요한 부분이 바로 이 결정력이다.

손흥민은 최근 활약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한걸음 더 나아가 이제는 에이스로 거듭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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