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 풀리는 울산, 뭐가 문제인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05-08 18:27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살아날 듯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울산 현대의 고난이 깊어지고 있다. 개막전 충격패를 딛고 4경기 연속 무패(2승2무)를 달리더니 다시 4경기 연속 무승(1무3패)의 부진에 빠졌다. 급기야 지난 5일 안방에서 가진 성남FC전에서는 0대3으로 완패했다.

성남전은 울산의 최근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경기였다. 앞선 경기처럼 초반 분위기는 가져갔다. 울산은 패스와 공간침투를 앞세워 성남 진영을 공략했다. 원톱 자리에서 이정협이 상대 수비수들을 끌고 다니는 사이 2선의 서정진 김승준 코바가 빈 자리를 공략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단조로운 패턴이 계속되면서 이러한 공격 전술은 더 이상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성남은 K리그 내에서도 대인압박이 가장 강한 팀 중 하나로 꼽힌다. 공간을 활용하는 패턴 플레이는 빠른 움직임과 약속된 패스, 창의성이 완벽하게 가미될 때는 큰 효과를 발휘하지만 대인마크에선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이런 특징을 감안하지 않은 채 '우리만의 축구'를 고집했다.

실점 뒤 경기 운영 역시 아쉬움이 남았다. 울산은 윤영선에게 헤딩 선제골을 얻어맞은 뒤에도 수비라인을 끌어 올리거나 압박의 강도를 올리는 등의 대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기존 패턴을 고수했다. 하지만 이미 상대의 공격패턴을 간파한 성남 수비진을 뚫지 못했고, 후반에 추가골과 쐐기골을 잇달아 내주면서 일찌감치 승부를 내주고 말았다.

울산은 리그 9경기를 치른 9일 현재 승점 11점을 기록중이다. 시즌 초반인 점을 고려하면 선두 FC서울(승점 19)과의 승점 격차가 아주 크다고 볼 순 없다. 하지만 9경기를 치르면서 단 7골에 그친 공격력 개선이 없이는 반전도 요원하다. 클래식 12팀 중 울산보다 득점력이 저조한 팀은 최하위 인천(6득점) 뿐이다.

울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슈틸리케호 원톱 이정협을 비롯해 박성호 서명원까지 다양한 공격 옵션을 장착했다. 2선에도 기존 김승준 코바에 김인성 서정진 베르나르도가 가세했고 한상운이 군에서 제대하며 힘이 실렸다. 기량 면에서는 모두 K리그 주전급으로 분류되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득점이 터지지 않고 있다. 윤정환 울산 감독은 성남전을 마친 뒤 "결정력은 선수 개인의 능력이다. 찬스를 만드는 과정은 좋은데 골이 안 들어간다. 아직까지 본인들이 가진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연습을 통해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10경기를 치른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부진을 단지 개인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울산은 14일 안방인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포항과 클래식 10라운드를 치른다. 홈 3연패 중인 울산에게 '동해안 라이벌' 포항과의 맞대결이 갖는 의미가 적지 않다. 포항전까지 남은 1주일 동안 과연 울산은 변화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