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은 이근호에게 다사다난한 시즌이었다.
이근호는 곧 카타르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일단 원소속팀인 엘자이시로 복귀한 뒤 새 둥지를 물색할 계획이다. 이적 또는 임대가 점쳐지고 있다. 엘자이시가 이근호를 임대 보낸 뒤 선택한 새로운 아시아쿼터(아시아축구연맹 회원국 소속 선수 1명은 외국인 쿼터 예외)인 사르다르 라시도프(24·우즈베키스탄)는 28일 현재 14경기서 9골을 터뜨리며 주전 입지를 굳혔다. 이에 대해 이근호는 "사실 라시도프가 워낙 좋은 활약을 펼치다보니 (새 팀을 찾는) 내 입장이 편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엘자이시가 처음에는 높은 이적 조건을 내세웠지만, 지금은 내 입장을 많이 생각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곧 카타르로 복귀해 엘자이시 측과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며 "조만간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1주일 정도 걸리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이근호가 전북에 잔류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이근호는 "미래가 어떻게 될 지는 모른다. 하지만 현 시점에선 미지수"라고 말했다.
아름다웠던 전북과의 동행
축구 미생, 기부천사로 거듭나다
이근호는 전북에서 시즌을 마친 뒤 바쁜 시간을 보냈다. '기부천사'로 변신했다. 어려운 이웃 뿐만 아니라 최근 TV프로그램을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축구 미생'들에게도 손을 뻗었다. 이근호는 28일 청춘FC에서 활약한 오성진 이제석에게 축구용품을 후원하면서 이들의 도전을 응원했다. 시즌을 마친 뒤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에도 바쁜 상황에서 스스로 나눔을 실천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매년 자선경기를 개최하는) 홍명보 감독님을 보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고 밝힌 이근호는 "은퇴한 뒤보다는 현역 시절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 같아 시작했는데, 어느덧 시간이 꽤 흘렀다"고 미소를 지었다. 후배들을 보면서 자신의 '미생' 시절을 떠올렸다. "인천에서 2군 경기만 뛰고 있을 때 동기생들은 청소년대표 등 소위 잘 나갔다. 그때 전재호 선배(현 대건고 코치)가 '지금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10년 뒤를 보라'는 말을 해줬는데 참고 견디며 지나보니 내 꿈도 이뤄졌다. 비록 지금은 '미생'인 선수들이지만 노력하면 언젠가 '완생'으로 거듭날 것이다."
'1분이라도 뛰고 싶다'고 소망하던 축구 미생은 이제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공격수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또 다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이근호의 '완생 스토리'는 과연 어떻게 마무리 될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