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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수원시-경기도, '갑질' 말고 오사카 좀 배워라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11-06 09:30



수원월드컵경기장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수원 삼성은 '갑질'에 울고 있다. 홈구장을 제대로 활용할 권리조차 없는 '반쪽구단'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갑질'에 울던 세입자의 설움이 결국 폭발했다. '갑'인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하 재단)은 변명으로 일관중이다. 수원시와 염태영 수원시장의 태도도 별반 달라지지 않은 모양새다. KT야구단 유치를 위해 WK리그 수원시설관리공단 해체를 운운하다 여론의 직격탄을 맞고 수그러들었던 당시와 똑 닮았다. 수원 홈 경기 조차 제대로 찾지 않았던 염 시장은 '갑질' 논란이 커지자 태도가 돌변했다. 재단보다 더 많은 지분을 소유 중인 경기도 역시 '나몰라라'다. '축구수도'를 자처하는 수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서글픈 한국 축구의 현주소다.

수원의 서글픈 현실은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일본)와 연고지인 오사카부 스이타시의 동행과 확연히 대비된다. 비교를 넘어 부러움마저 느껴질 정도다.

감바 오사카와 스이타시는 5일 '스이타사커스타디움'의 준공식을 가졌다. 총 공사비 140억8566만엔(약 1316억원)이 소요된 이 경기장은 축구 전용구장으로 2013년 12월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수용규모는 4만명이다. 스이타시가 공사비의 25%를 충당했으나, 나머지 비용은 감바 오사카 후원 기업 및 개인의 모금으로 채워졌다. 감바 오사카는 내년 시즌부터 이 경기장을 홈구장으로 활용한다.

일본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클럽의 경기장 소유가 제한되어 있다. 때문에 감바 오사카 역시 전용구장을 스이타시에 인도한 상황이다. 하지만 스이타시는 48년 장기임대를 통해 사실상 감바 오사카가 자유롭게 경기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감바 오사카는 '경기장 관리자' 권한으로 정식 개장인 내년부터 오는 2064년까지 구장을 운영한다.

감바 오사카는 향후 경기장 네이밍과 입장수익, 부대시설 활용으로 수익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한해 수십억원이 소요되는 경기장 운영을 감당하긴 쉽지 않다. 그러나 콘서트 등 부대행사는 자칫 잔디 훼손 등 더 큰 문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감바 오사카 측은 경기장 투어 및 기존에 활용해왔던 홈구장인 엑스포70 스타디움과의 연계를 통한 이벤트로 수익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나아가 2020년 도쿄올림픽 축구 경기 및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유치 등 국제대회를 통해 인지도를 끌어 올리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간다는 계획이다. 가와부치 사부로 일본축구협회 고문은 "이 경기장에서 반드시 올림픽 경기를 펼치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감바 오사카 측도 "많은 이들이 자주 이용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며 "아시아 각국 팀들을 모아 대회도 열고 싶다"고 부푼 꿈을 숨기지 않았다.

경기장은 공공재다. 시민을 위해 운영되는 게 맞다. 그러나 '돈 먹는 하마'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제대로 된 운영이 이뤄져야 시민 편의 증진도 이뤄질 수 있다. '전문가'가 필요한 이유다. 감바 오사카의 사례는 수원 사태에 시사하는 바가 클 수밖에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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