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日 '노장 열풍', K리그가 갈 길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9-30 08:36


ⓒAFPBBNews = News1

일본의 스포츠는 그들의 문화와 닿아 있다.

베테랑의 품격이 존중 받는다. 기량의 한계에 도전하며 매 순간 역사를 써내려가는 노장들이 그라운드에 설 때마다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일본 제일이 세계 제일'을 외치던 과거를 향한 향수도 이런 문화에 힘을 보탠다.

일본 축구계에는 요즘 '노장 열풍'이 불고 있다. 그동안 '노장 열풍'의 대표주자는 미우라 가즈요시(48·요코하마)였다. 브라질 유학 1세대로 1980년대 말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던 미우라는 1999년 J리그로 복귀한 뒤 교토, 고베를 거치며 꾸준히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매 시즌을 마친 뒤 자비로 개인 해외 동계훈련을 소화할 정도로 꾸준한 몸관리를 하는 그의 열정에 일본 언론들도 일거수 일투족에 주목할 만큼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달 초 왼쪽 발목을 다쳤던 미우라는 28일 J3(3부리그) 마치다 젤비아와의 연습경기에서 65분을 소화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런 가운데 1990년대 일본 대표팀에서 미우라와 투톱으로 호흡을 맞췄던 나카야마 마사시(48)까지 복귀해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나카야마는 일본실업리그(JFL) 아줄클라로 누마즈에 선수 등록을 마치고 은퇴 3년 만에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일본의 첫 월드컵 출전이었던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유일한 1득점을 기록했던 나카야마는 정열적인 플레이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선수다. 세월이 흐른 만큼 예전과같은 골 결정력을 발휘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일본 언론과 팬들은 나카야마가 그라운드에 서는 것에 의미를 두는 모습이다. 미우라와 나카야마 외에도 '컴퓨터 미드필더'로 불렸던 나카무라 šœ스케(37)와 수비수 나카자와 유지(37·이상 요코하마 F.마리노스)도 그라운드를 지키면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K리그에서는 김병지(45·전남) 이동국(37·전북)이 고군분투 중이다. 700경기를 넘어선 김병지와 7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쓴 이동국 모두 처절한 자신과의 싸움을 거쳐 대기록을 품에 안았다. 경험을 존중하는 팀 문화 역시 이들이 변함없이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는 배경이 됐다. 하지만 이들이 떠난 뒤에도 K리그 그라운드에서 '노장 신화'를 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거칠고 치열한 그라운드 환경과 변화하는 문화 속에 베테랑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그러나 노장들이 써내려가는 스토리는 팬들을 그라운드로 불러들이는 요소이자 리그의 역사가 된다. 노장이 대우 받는 문화는 K리그 스스로 만들어 나아가야 할 길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