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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황금 왼발' 염기훈(32), 권창훈(21)이 끝내 전남을 울렸다. 날선 왼발로 전남의 간절한 6강 꿈을 잘라냈다.
전남으로서는 뼈아픈 패배였다. 이겨야 사는 승부였다. 안방에서 올시즌 극강의 면모를 자랑했다. 단 2패만을 기록했다. 노상래 전남 감독은 이날 퍼붓는 빗속에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벤치에 섰다. 노타이 수트가 익숙했던 노 감독은 "부담감보다는 내려놓는다는 마음, 선수들과 함께 뛴다는 마음으로 트레이닝복을 입었다"고 했다. 온몸으로 90분 내내 비를 맞고 섰다. 6위 인천이 승점 45, 7위 전남이 승점 42, 남은 경기는 단 두경기, 180분에 6강의 명운이 달린 절체절명의 경기였다. '자력 6강'은 불가능한 상황, 울산을 상대하는 인천이 승점3점을 추가하면 사실상 6강이 확정되는 현실속에 최선의 승부를 다짐했다. "오늘 경기의 키워드는 '고참의 힘'"이라고 했다. 레전드 골키퍼 김병지, 현영민, 최효진, 방대종,이지남이 지키는 수비라인, 최전방의 스테보까지, 고참들이 휘슬이 울리기가 무섭게 빗속에 몸을 거침없이 내던졌다.
전반 종료 직전까지 팽팽한 흐름이 계속됐다. 그러나 올시즌 'K리그의 대세'로 통하는 '원조 왼발' 염기훈, '신흥 왼발' 권창훈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6강행을 위한 간절함으로 총공세에 나섰지만 좀처럼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후반 23분 레안드리뉴가 혼신의 힘을 다해 날린 슈팅을 골키퍼 정성룡이 막아냈다. 후반 28분 오르샤 오른발, 후반 29분 이종호의 왼발 슈팅이 아슬아슬하게 골대를 벗어났다. 후반 38분 '오르샤존'에서 쏘아올린 오르샤의 회심 프리킥도 불발됐다. 노 감독은 후반 전현철, 김영욱을 잇달아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전남은 최근 9경기 무승(5무4패)의 부진을 떨치지 못했다. 울산전에 이어 2연패했다. 수원은 2010년 5월22일 전남과의 컵대회에서 3대2로 승리한 이후 무려 5년만에 광양벌에서 짜릿한 승전가를 불렀다. "올시즌 우리선수들이 대부분의 징크스를 다 깼다. 오늘 전남 원정 징크스도 깨야하지 않겠냐"던 서정원 수원 감독의 경기전 호언대로였다. 2위 수원으로서는 '꿀맛'같은 승점 3점이었다. 직전 '슈퍼매치' 0대3의 아쉬움, 전남 원정 징크스를 훌훌 날리고 2위(승점 57)를 질주했다.
광양=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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