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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은 패싱 축구와는 동떨어진 팀이다." 최용수 서울 감독이 공격이었다.
일전을 앞두고 양 팀 사령탑은 1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으로 기싸움을 벌였다. 서 감독은 "지난 번 슈퍼매치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했다. 최 감독은 "수원은 항상 피말리는 상대다, 올해 슈퍼매치 성적이 좋지 않지만 이번에는 원정에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 선수들이 의기투합해서 팬들의 눈높이에 최대한 맞출 수 있도록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 경기의 무득점에 공방이 있었다. 최 감독은 "0-0 스코어는 지도자와 선수 모두 팬들에게 죄송한 부분이다. 지난해 수원이 포항을 이겨, 우리에게 좋은 기회를 줬고, 거기에 '보답'하기 위해 다섯 골이나 내줬다. 서 감독님이 골을 더 넣었어야 했다고 말했는데 인간미도 느꼈고, 실망도 했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은 후 "지난 경기에서 수원이 수비 축구를 했는데 이번에는 승부를 내야한다"고 자존심을 긁었다. 그러자 서 감독도 곧바로 응수했다. "0대0으로 비길 때 우리가 수비를 축구했다는데. 그 판단은 시청자나 팬들이 더 잘 알 것이다. 판단을 맡기고 싶다. 우리는 수비 축구를 한 적이 없다. 1강 전북도 있지만 우리가 K리그에서 최다골을 기록하고 있다. 도표로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수원은 여전히 부상병동이다. 김은선 서정진 오범석 등이 부상이다. 그래도 걱정은 없다. 시즌내내 부상이 괴롭혔지만 내성이 생겼다. 대체 카드가 족족 성공하고 있다. 그래도 믿을맨은 역시 한국 축구의 미래 권창훈이다. 4-1-4-1 시스템의 키를 쥐고 있다. 서 감독은 "권창훈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 어린 선수로서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창훈이에게 신경쓰지마라고 얘기했다. 창훈이가 어리지만 애늙은이의 성격이 있다. 그런 모습을 꾸준하게 가져가면 앞으로 더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서울은 스리백의 한 축인 이웅희가 경고누적으로 결장한다. 수비라인의 재정비가 필요하다. 공격에서의 관건은 역시 박주영의 복귀다. 최근 2경기 연속 엔트리에서 제외된 그는 무릎 부상으로 재활 중이다. 최 감독은 "팀도 그렇고, 팬들도 박주영의 출전여부에 관심이 많다. 누구보다 본인이 출전 의지가 강하다. 2~3주째 재활에 공을 들이고 있고, 컨디션도 많이 올라오고 있다. 오늘, 내일 몸 상태를 봐서 마지막 결정을 해야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까지만해도 슈퍼매치에서 최 감독의 미소가 더 컸다. 서 감독과의 대결에서 5승1무2패로 우세했다. 올 시즌 판세가 또 달라졌다. 서 감독의 여유가 넘친다. 1승1무의 기록으로 최 감독을 압박하고 있다.
그룹A행을 확정지은 2위 수원(승점 54)은 다소 느긋하다. 최근 4경기 연속 무패(2승2무)를 달리고 있다. 한 경기를 덜 치렀지만 5위(승점 45)로 떨어진 서울은 갈 길이 바쁘다. 그룹A행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최근 3경기 연속 무승(1무2패)이라 발걸음도 무겁다. 슈퍼매치에서 반전을 이뤄야 2위 싸움에도 가세할 수 있다.
서 감독은 "계속해서 부상 선수가 발생하고 있지만 나이를 막론하고 그 외의 선수들이 자기 몫을 튼튼히 하고 있는 것이 2위 비결이다. 큰 힘은 선수단이 하나가 돼 있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부상 선수들도 경기 하는 날에는 라커룸에 와 있다. 목발 짚은 선수도 있다. 하이파이브하면서 원팀이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경기를 하면 어느 누가 나가도 이긴다는 생각"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최 감독은 "수원의 보이지 않는 자신감이 순위 유지의 원동력이다. 물론 나도 그 경험을 해봤다. 아드리아노가 수원에 강하다지만 지난 전북전때 최철순의 맨투맨에 막혔다. 아드리아노의 장점을 살리면서 다른 선수들도 득점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특정 선수에 포커스를 맞추면 무득점으로 끝날 수 있다. 본인 경기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면서 다른 선수들도 득점해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 일단 골이 나야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슈퍼매치는 이미 전운이 감돌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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