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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보이'오르샤 날아야,전남이 산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08-23 17:02



'원더보이' 오르샤(23)는 올 시즌 전남 필승의 아이콘이다. '오르샤 골=전남 승리'라는 방정식이 성립됐다.

지난 5월23일 K리그 데뷔골과 함께 오르샤가 날아올랐다. 4경기 연속골 등 2라운드 이후 11경기에서 8골 7도움을 기록했다. 이 기간 전남은 7승2무2패, 승점 23점을 쓸어담았다. 순위는 리그 2위까지 수직상승했다. A매치 휴식기 직후인 8월, 오르샤가 3경기째 침묵했다. 광주, 인천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상대 수비 벽에 막혀 고전했다. 26라운드 전북전 후반 교체로 투입됐지만 무거웠다. 전남은 이종호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역전패했다. 전남은 3경기에서 1무2패를 기록했다. 스플릿리그를 앞두고 박빙의 순위 다툼 속, 리그 3위권을 지켜온 전남이 6위권으로 내려앉았다.

크로아티아 청소년 대표팀 출신 공격수인 오르샤는 올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가장 빛나는 외국인 공격수다. 호리호리한 체구, 미소년의 외모에 골을 넣고도 무심한듯 시크하게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오르샤가 어느날 '대세'로 급부상했다. 김병지의 통산 700경기였던 지난달 26일,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제주전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는 등 리그 19경기만에 공격포인트 15개의 목표를 조기달성했다. 8월 들어 오르샤의 무서운 상승세가 꺾였다. 상위 스플릿의 운명이 결정되는 마지막 맞대결, 지지 않기 위한 각팀의 머리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오르샤를 향한 집중마크가 이어지고 있다. 오르샤는 전남을 상대하는 모든 팀의 '견제 대상 1호'다.

오르샤의 부진은 전남 공격진의 컨디션이 동반 하락한 탓도 있다. 주중 경기의 살인적 일정속에 '서른셋의 노장' 스테보, 동아시안컵에서 돌아온 이종호 등의 경기력이 떨어지면서 오르샤의 활동 반경 역시 줄었다. 광주, 인천전에서 전남은 2경기 연속 무득점을 기록했었다. 매경기 2골 이상을 몰아치고, 선제골을 내주고도 흐름을 되돌리던 전남 특유의 끈끈한 플레이도 주춤했다. 26라운드 전남은 전북 원정에서 비록 패하긴 했지만 광주, 인천전에 비해 경기력, 조직력은 안정을 되찾았다. 안용우의 도움에 이은 이종호의 선제골은 공격진의 부활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뜻깊다.

노상래 감독은 휴식기중 팀내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인 선수로 오르샤를 꼽았다.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전남 선수 최초의 10-10 클럽도 가능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전남의 레전드' '캐넌슈터' 노 감독 역시 '10-10'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오르샤는 도움과 득점에 고루 능한 만능 공격수다. 라인을 무너뜨리는 빠른 돌파와 드리블 등 개인기, 반박자 빠른 영리한 움직임이 강점이다. 정확한 오른발 크로스 능력을 가졌고, 강력한 프리킥 실력도 갖췄다. 믿고 차는 '오르샤존'이 따로 있을 정도다. 스테보 이종호 안용우 이창민 등 동료를 가리지 않고 틈만 나면 올리는 '택배 크로스'는 전남의 주요 득점 루트다. 이 부분이 살아나야 전남이 산다. 전남은 지난 시즌 최종전까지 피말리는 상위 스플릿 전쟁을 치렀다. 마지막 경기, 우여곡절끝에 하위리그행이 결정되며 분루를 삼켰던 뼈아픈 기억이 있다. 노 감독은 "원점으로 돌아가 준비하겠다.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 초반 힘겨운 경기들을 치러낸 만큼 남은 경기들은 충분히 잘 준비할 수 있다"고 했다.

오르샤의 활약에 전남의 상위 스플릿 명운이 달렸다. '크로아티아 특급' 오르샤의 전남 첫 10-10 클럽 가입, 전남의 첫 상위리그 진출의 꿈은 나란히 간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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