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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전노장 민인기, 20년의 도전에 마침표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8-14 08:04



스피돔의 백전노장 민인기(55·2기·선발급)가 20년 간의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륜 최고령 선수로 활약하던 민인기는 지난달을 끝으로 은퇴를 결정했다. 성장하는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고 후진 양성에 매진하고자 제2의 인생을 선택했다. 지난 11일 광명 5경주를 끝으로 벨로드롬을 떠난 뒤 대전지역 경륜 훈련 매니저로 변신했다.

대천중 2학년 때 처음으로 사이클과 연을 맺은 민인기는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 상비군에 선발될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1㎞ 트랙경주가 주종목이었다. 이후 제약회사에서 11년 간 몸담았다가 36세이던 1995년 경륜에 데뷔했다. 비선수 출신 경륜맨들의 요람인 잠실-용인팀 수장이 되어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했다. 지난 2000년엔 선발급 3회 우승, 2003년엔 두 차례 모범상을 수상했다. 2006년 5월 네티즌배에선 팬투표 3위에 오르는 등 경륜 스타 조호성과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다. 매일 개인훈련을 거르지 않으며 자신을 갈고 닦으면서 벨로드롬에선 20~30대 후배들 못지 않은 투혼을 선보여 갈채를 받았다.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한 뒤에는 키스, 하트 뿐만 아니라 '말춤' 세리머니까지 선보이는 등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일도 빼놓지 않았다. 휴식 때는 사회적 약자들을 돕는 사회봉사 및 후원활동으로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벨로드롬 안팎을 수놓았던 그는 이제 6살배기 손녀를 둔 할아버지가 됐다.

민인기는 "은퇴 후 경륜후보생을 옥돌로 만드는 훈련원 교관이 되고 싶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았다"며 "대신 덜 익은 과일 같은 선수들을 제대로 숙성시키는 훈련매니저로 일하며 그간 쌓은 노하우로 지역선수들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정말 오랜 기간 선수로서 뛰었다"며 "정든 벨로드롬을 떠나는 게 섭섭하지만, '박수칠 때 떠나자'란 마음과 성장하는 후배들을 위해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선수들이 매 경주 최선을 다하고 있다. 1착이든 꼴찌든 모두 격려해주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경륜 관계자는 "오랫동안 경륜의 이슈메이커로 사랑받았던 그의 은퇴가 매우 아쉽다"며 "경륜팬들에게 큰 기쁨을 줬던 그의 활약은 후배들에게 오랫동안 귀감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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