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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 박주영(서울)이었다.
원점이었다. 포항은 전반 33분 김승대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아웃됐다. 4분 뒤 박성호의 슈팅은 옆그물을 강타했다. 전반은 1-1로 막을 내렸다. '독수리' 최용수 서울 감독은 후반 13분 이석현 대신 몰리나를 투입했다. 10분 뒤 두 팀의 명암이 엇갈렸다. 조연은 몰리나였다. 또 다시 세트피스였다. 몰리나의 코너킥이 박주영의 발끝에 걸렸고, 회심의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그의 발을 떠난 볼은 수비수 몸맞고 그대로 골문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박주영은 "지난 리그 경기에서 패배해 정신무장을 했다. 선제골을 내줬지만 동점골을 넣고 역전까지 할 수 있어 기쁘다"며 기뻐했다. 경기 전에도 박주영은 화제였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위험 부담이 있다. 결코 방심을 해선 안된다"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반면 최용수 서울 감독은 박주영의 칭찬에 침이 말랐다. 그는 "일단 무릎에 물은 고여있지 않다. 하지만 무릎 연골 주변에 '찌꺼기'가 많다. 분명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며 "하지만 운동장에선 늘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감독이 아닌 축구 선배로서 배울 점이 많다. 많은 후배들이 박주영을 본받았으면 한다. 주영이는 한층 성숙해 있다"고 했다. 황 감독의 우려는 현실이었고, 박주영은 최 감독의 믿음에 재대로 화답했다.
국내 복귀 후 첫 멀티골에 대해서는 "멀티골보다 팀이 이겨서 더 기쁘다. 최근 홈에서 많이 이기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 그런 부분을 보상할 수 있어 기쁘다. 골을 많이 넣어 기분이 좋지만 이긴 것이 더 좋다"고 했다.
특히 이날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에 앞서 팬들과 '슈맥데이(슈틸리케 맥주)'를 함께하며 정겨운 시간을 가졌다. 이어 경기도 관전했다. 하지만 박주영은 슈틸리케 감독의 눈밖에 있다. 다음달 2일부터 9일까지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 엔트리에도 제외됐다. 멀티골, 골시위로 건재를 과시했다.
하지만 박주영은 "대표팀 욕심은 없다. 아직 정상이 아니기 때문에 팀에서 열심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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