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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는 영광이다. 그 대회 최고 선수라는 인증이다. 하지만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에게 2015년 칠레 코파아메리카 MVP는 의미가 다르다. 영광이 아닌 '동정' 혹은 '굴욕'인가보다.
이번에도 비슷한 양상이다. 메시는 준결승까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파라과이와의 B조 조별리그 1차전,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2차전, 콜롬비아와의 8강전, 파라과이와의 준결승전에서 경기 최우수 선수로 뽑혔다. 특히 파라과이와의 준결승전에서는 3도움을 기록하며 에이스로서의 모습을 보였다. 이에 코파 아메리카를 주관하는 남미축구연맹(CONMEBOL)은 메시의 MVP 선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메시를 MVP로 선정하는데는 2가지 문제가 있었다. 첫번째는 골이었다.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 단 1골을 넣는데 그쳤다. 그마저도 페널티킥골이었다. 공격수로서 MVP에 걸맞는 골수는 아니었다. 두번째가 우승 실패다. 1916년 시작돼 2011년까지 열린 43번의 코파아메리카에서 비우승팀 소속 선수가 MVP를 차지한 것은 단 8차례밖에 안된다. 적어도 코파아메리카에서만큼은 우승팀에서 MVP가 나오는 것은 일종의 '관례'이었다. 이 관례를 다른다면 4골로 팀의 우승을 이끈 에두아르도 바르가스나 주장 알렉시스 산체스(이상 칠레)가 MVP가 됐어야 한다.
그럼에도 CONMEBOL은 메시의 MVP 수상을 강행했고, 메시는 거부했다. 코파 아메리카 역사상 최초로 MVP는 공석이 됐다. 메시 역시 굴욕의 상처를 피할 수 없었다. CONMEBOL에게도 그리고 메시에게도 씁쓸함만 남긴 코파아메리카였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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