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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복귀' 슈틸리케가 본 한-일전 중요성과 박주영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6-30 19:04



한국과 일본은 동아시아축구를 양분하는 강호다. 역대 전적을 살펴보면 한국이 크게 앞선다. 40승22무14패. 그러나 2000년 이후 상대 전적은 4승6무4패로 팽팽하다. 오히려 최근 4경기만 따지면 한국이 뒤진다. 한국은 2010년 일본 사이타마에서 벌어진 평가전서 2대0으로 승리한 이후 2무2패로 부진하다. 마지막 한-일전도 패했다. 2013년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1대2로 졌다.

한-일전은 양국의 역사적 관계때문에 항상 폭발적인 관심을 받아왔다. 선수들의 필승의지도 그 어떤 경기보다 강해진다. 이런 특수함을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61)도 알고 있을까. 슈틸리케 감독은 고개를 끄덕였다. 스페인 알메리아에서 2주간의 짧은 휴가를 마치고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슈틸리케 감독은 "동아시안컵에서 펼쳐질 한-일전의 의미가 특별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유럽에서도 국경을 접하고 있는 국가라든지 라이벌 의식을 가진 경기들이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한-일전 못지 않게 중국, 북한과의 경기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슈틸리케호는 8월 2일 중국 우한에서 홈팀 중국과 2015년 동아시안컵 1차전을 치른다. 특히 5일에는 일본과 충돌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10월 A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 이후 일본과 한 차례도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외국인 사령탑간 맞대결이다. 일본도 1월 호주아시안컵 이후 승부조작 파문에 휩싸인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을 경질하고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에 치욕을 안긴 바히드 할릴호지치 알제리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 이번 한-일전은 양팀 수장들의 자존심이 걸려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할릴호지치 감독은 지도자를 오래했기 때문에 경험이 풍부하다. 그러나 경기는 감독이 아닌 선수가 하는 것"이라며 "일본도 한국과 비슷한 상황이다. 새로 팀을 구성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시안컵 멤버 구성이 화두다. 슈틸리케 감독은 동아시안컵에 출전할 선수 발탁을 위해 다시 바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당장 1일 열릴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부터 챌린지(2부 리그), K리그 올스타전,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등을 발로 뛰면서 옥석찾기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본적인 선수 구성은 과거 A매치를 통해 구축해놓았다. 몇몇 자리가 비어있다. 리우올림픽대표팀과 긴밀히 협조하고 K리그도 보면서 동아시안컵 멤버를 구성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동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니다. 때문에 FIFA의 A매치 국가대표 차출 규정에 따라 유럽파들이 나설 수 없다. K리거와 일본 J리거들이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미 선수 구성의 한 축을 생각해 놓았다. 22세 이하로 구성된 올림픽대표들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달 16일 미얀마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조별리그 1차전을 마친 뒤 동아시안컵 멤버 중 일부를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리우올림픽대표들로 채우겠다는 계획을 드러냈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은 "신 감독의 추천을 바탕으로 관심있는 선수를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림픽대표가 아닌 새 얼굴에게도 발탁의 기회가 주어질까. 새 얼굴에는 박주영(30·서울)도 포함된다. 박주영은 지난해 11월 중동 원정 2연전 때 발탁된 뒤 한 번도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 부재로 고민할 때에도 박주영의 이름이 언급되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동아시안컵은 박주영에게 재신임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올해 K리그로 복귀한 박주영은 최용수 FC서울 감독의 배려 속에 경기력을 꾸준하게 끌어올리고 있다. 부상도 있었지만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와 서울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 속에 박주영은 없는 듯 해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은 "관심있는 선수들은 그동안 소집했었다"며 "항상 공격수는 위협적인 장면과 움직임 그리고 득점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번 동아시안컵 때는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영 발탁 불가를 간접적으로 시사한 발언이다.

한편, 축구 팬들의 축제가 될 K리그 올스타전에서 최강희 전북 감독과 사령탑 맞대결을 펼치게 될 슈틸리케 감독은 "K리그 올스타전에 감독을 맡게 돼 영광이다. 올스타전은 성적이 중요하지 않다. 축제다. 팬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인천공항=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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