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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여호의 공격수, 여민지(22·대전 스포츠토토)가 20일 캐나다여자월드컵 장도에 오르는 동료 대표팀 선후배들에게 뭉클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여민지는 또 한번의 시련에도 결코 좌절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중학교 때 첫 오른무릎 십자인대 파열 이후 무려 3번의 무릎 수술을 딛고, 다시 정상의 자리에 돌아온 것처럼 또다시 일어서겠다고 다짐했다. '저는 오뚝이처럼 일어설 거예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요. 저를 사랑하고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을 위해서라도 꼭 그럴 거예요. 여민지 힘내라!' 함성중학교, 함안 대산고등학교 시절 내내 자신을 이끌어준 스승 김은정 여자대표팀 코치와 함께 벤치에서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을 올렸다.
이날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만난 김은정 코치는 "민지가 여기에 없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출정식날, 민지의 부상을 확인한 이후 제대로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스물세명의 태극낭자들을 가르치는 지도자의 신분인 만큼, 사사로운 감정을 드러내서는 안됐다. "민지는 어릴 때부터 쭉 함께해온 '내 제자'다. 어릴 때부터 같이 월드컵의 꿈을 꿨다. 민지와 눈을 마주치면 눈물이 쏟아질 것같아서, 선수들이 가뜩이나 침울한 분위기인데 선생인 내가 눈물을 흘리면 안될 것같아서 꾹 눌러 참았다"고 했다. 웃는 얼굴로 출정식을 마쳤지만 김 코치의 눈에는 아픈 손가락, '애제자' 여민지가 눈에 밟혔다. "그동안도 시련이 참 많았는데…, 어린 선수가 견뎌내기에는 너무도 가혹한 시련 아니냐"고 항변하는 스승의 눈가가 빨개졌다. 그날 밤, 의젓한 제자는 오히려 스승을 위로했다. '선생님, 저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어요'라는 문자를 보냈다. '어떻게 네가 나를 위로하냐'는 스승의 말에 여민지는 '선생님 제가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당연하지! 그런 말을 왜 해.'
김 코치는 여민지의 다음 월드컵, 그 다음 월드컵을 이야기했다. "나도 민지도 더 성장하고 발전해서, 꼭 함께 다시 도전하기로 약속했다. 그때도 내가 있는 팀에서 뛰어달라고 부탁했다"며 웃었다. "내가 아는 민지라면 충분히 이겨낼 것"이라고 했다.
인천공항=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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