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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70. '작은 거인' 문창진(22·포항)이 독을 품은 결과물을 내놓았다.
독기가 잠자던 문창진을 깨웠다. 올 시즌 초반 23세 이하 대표팀에 발탁돼 2016년 아시아챔피언십 예선을 치른 문창진은 이번 달 초부터 클래식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그러나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았다. 4일 전북과 11일 제주 원정에선 잇따라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낙심할 만도 했다. 그러나 불시에 찾아올 기회에 대비했다. 평소보다 휴식을 잘 취하는 등 최고의 몸 상태를 만들었다. 공교롭게도 해는 곧바로 떴다. 문창진은 황선홍 포항 감독이 부진 탈출을 위해 내놓은 '제로톱' 카드의 핵이었다.
프로 4년차다. 문창진은 2012년 포철고 졸업 후 기대를 한 몸에 받고 포항 유니폼을 입었지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잇단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프로 데뷔 시즌 4경기, 2013년 7경기 출전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24경기에 출전했지만 교체 출전이 더 많았다. 여전히 젊다. 나이는 아직 스물 두 살에 불과하다. 그러나 경력으로 따지면 더 이상 젊다고 할 수 없다. 문창진은 "시즌 전 황 감독께서 '이젠 K리그도 씹어먹을 나이가 됐다. 뭔가 보여줘야 한다'고 하신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다. 감독 말씀대로 K리그를 씹어먹어 보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문창진의 눈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우선 포항에서 주전을 꿰차는 게 목표다. 그래야 내년에 열리는 리우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다. 아직 정해진 게 없으니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원하는 두 가지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