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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의 3월은 우울했다.
K리그에서 3전 전패를 당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선 첫 승을 거뒀지만 발걸음은 불안했다. 4월이 열렸다. '반전의 꽃'이 피고 있다. 서울은 4일 박주영이 복귀전을 치른 제주와의 홈경기에서 K리그 첫 승(1대0)을 신고했다. 7일 웨스턴 시드니(호주)와의 원정경기에서는 1대1로 비겼다. ACL에서 H조에 포진한 서울은 1승2무1패(승점 5)를 기록했다. 광저우 헝다(중국)가 승점 9점(3승1패)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웨스턴 시드니(1승2무1패·승점 5)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각 조 1, 2위가 16강에 오른다. 청신호는 켜졌다. 승점에 이은 승자승으로 순위가 결정된다. 웨스턴 시드니와의 상대전적에서 2무를 기록했지만 원정 다득점에서 앞서 2위에 올랐다.
그러나 한 번 엎어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 결과는 되돌릴 수 없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경기 후 사진을 보니까 명백하게 골라인을 넘었더라. 판정에 대해서는 AFC에 맡긴다. 심판도 사람이니까"라며 아쉬움을 삼켰다.
'비온 뒤 땅이 굳는다'고 했다. 흐름이 바뀌고 있다. 서울은 지난달 이상저온에 시달렸다. 최 감독은 "모든 것이 내 탓"이라고 했다. 2주간의 A매치 기간 중에는 사흘간 휴가를 줬다. 최 감독은 "힐링의 시간이었다. 정신적인 부분인 심적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시간을 줬다. 나 또한 평정심을 찾으려고 했다. 판단과 결정에서 에러가 있었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벤치의 대처 능력이 눈에 띄게 빨라졌다. 제주전과 웨스턴 시드니전에서 모두 교체카드가 골을 터트렸다. 최 감독은 제주전에선 후반 시작과 함께 박주영, 후반 12분 에벨톤을 차례로 투입했다. 기다리던 골은 후반 44분 터졌다. 에벨톤이 해결했다.
웨스턴 시드니전에서도 무기력한 전반전 직후 곧바로 칼을 댔다. 0-1로 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정조국 윤일록 대신 후반 시작과 함께 김현성과 고요한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180도 달라졌다. 공격이 활기를 찾았고, 후반 27분 고요한의 동점골이 나왔다. 최 감독은 "하프 타임에 '상대를 보지 말자. 우리가 너무 경직돼 있다. 편안한 마음을 경기에 임하자'고 했다. 시스템에 변화를 준 게 흐름을 바꿔놓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은 4월 8경기를 치러야 한다. 2경기를 소화했고, 6경기가 남았다. 매주 2경기씩을 치러야 하는 살인적인 일정이다. 서울은 12일에는 인천에서 원정경기를 치른다. 15일에는 대전, 18일에는 수원과의 슈퍼매치가 기다리고 있다. 21일에는 안방에서 광저우 헝다와 ACL 16강행의 운명을 걸고 대결한다.
잔인한 3월이 가고, 화사한 4월을 맞을 준비가 끝났다. 선수들의 표정도 한결 밝아졌다. 가야할 길을 찾았다. 서울이 '슬로스타터'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