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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벡전]'한국통' 카시모프 감독, 이번엔 한 풀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3-26 20:43 | 최종수정 2015-03-27 06:58



미르잘랄 카시모프 우즈베키스탄 감독은 '한국통'이다.

우즈벡 프로축구 최강 분요드코르 사령탑을 지내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K리그팀과 매 순간 부딪혔다. 하지만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우즈벡 대표팀 사령탑직에 오른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 8강에선 연장 접전 끝에 패해 눈물을 쏟았다. 중앙아시아를 호령하는 강호로 동아시아-중동으로 양분된 아시아 축구계에 다크호스 노릇을 해왔다. 그러나 번번이 한국의 벽에 막혔다. 카시모프 감독 입장에선 '타도 한국'을 부르짖을 만하다.

두 달 만에 다시 한국과 맞붙기 위해 방한한 카시모프 감독은 칼날을 숨겼다. "오랜만에 왔지만 엊그제 온 것 같다. 한국과의 경기는 늘 흥미롭고 도움이 된다." 카시모프 감독은 ""한국은 특정한 선수가 잘하는 것이 아니라 팀으로서 뛰어난 전력을 지녔다. 축구는 개개인의 스포츠가 아니라 팀 스포츠인데, 한국은 잘 갖춰진 팀"이라고 평했다. 원정 평가전에 나서는 사령탑이 하는 평범한 존중의 태도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곧이어 본심을 드러냈다. "선수들에게 (한국을) 20년 넘게 이기지 못한 사실에 대해 얘기했다. 선수들을 자극하고, 목표를 잘 설정해서 내일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카시모프 감독의 히든카드는 제파로프(울산)다. 우즈벡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제파로프는 울산 유니폼을 입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윤정환식 철퇴축구'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다. 전성기에 비해 움직임이 둔한 편이기는 하지만, 넓은 시야와 송곳같은 패스, 위치 선정 능력은 여전히 탁월하다는 평가다. 카시모프 감독은 "제파로프에 대해서는 여러분들이 익히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K리그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제파로프는 내일 나온다"며 출전을 공언했다. 이어 "제파로프가 아시안컵 때는 부상 때문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내일은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역대전적에서 우즈벡은 한국에 1승2무9패로 절대 열세다. 유일한 승리는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맛봤다. 호주의 한을 품고 슈틸리케호와 일전에 나서는 카시모프 감독이 경기를 마친 뒤 어떤 표정을 지을 지 지켜볼 일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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