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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실수 2개' 허탈한 포항, '황새' 처방법은?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3-17 07:01




구름 관중이 몰렸다. 라이벌의 충돌, 15일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 현대의 2015년 첫 '동해안 더비'의 모습이었다.

그라운드에는 비장함이 흘렀다. 예상대로 승부는 팽팽했다. 황선홍표 '콤팩트 축구'와 윤정환표 '철퇴축구'는 후반 초반까지 한 골씩 주고 받았다. 그러나 분위기는 후반 중반부터 순식간에 울산 쪽으로 기울었다. 포항의 치명적인 실수가 원인이었다. 후반 21분 백패스를 한 포항의 중앙 수비수 김준수와 골키퍼 신화용의 호흡이 맞지 않아 실점을 하고 말았다. 포항은 후반 32분 티아고의 추격골로 분위기를 전환했지만, 1분 뒤 또 다시 실수가 나왔다. 울산 김신욱의 중거리 슛을 골키퍼 신화용이 뒤로 흘려 어이없이 골을 헌납했다.

사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이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대단했다. "전혀 질 마음이 없다"는 황 감독의 말에 강한 자신감이 실리는 이유는 당연했다. 안방에서 열리는 경기였고, '더비'라는 빅매치를 지휘한 경험은 황 감독이 윤정환 울산 감독보다 훨씬 많았다. K리그 첫 원정경기를 치르는 윤 감독은 약자였다. 그러나 자존심을 구긴 쪽은 오히려 황 감독이었다. 황 감독은 "전체적인 경기 내용은 시즌 개막전보다 나아졌다. 그러나 한 순간에 무너졌다. 2~3골을 실수로 실점하면 경기를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보통 라이벌전을 패하면 여파는 오래 간다. 이 경기를 위해 준비했던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허탈감 때문이다. 그러나 시무룩할 시간이 없다. 또 다른 빅매치가 다가온다. 22일 '독수리' 최용수 감독이 지휘하는 FC서울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빨리 분위기를 전환시켜야 하는 것은 감독의 몫이다. 황 감독은 어떤 처방을 내놓을까.

우선 울산전에서 불안함을 드러낸 중앙 수비진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 주전 스토퍼 김원일이 돌아온다. 김원일은 8일 수원과의 시즌 개막전에서 경고누적으로 울산전에 뛸 수 없었지만, 현재 가장 믿을만한 중앙 수비수다. 장기 부상 중인 김광석을 대신해 선발 출전하고 있는 배슬기는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다. 배슬기는 지난시즌 14경기밖에 나서지 않은 벤치멤버지만, 동계훈련을 통해 주전으로 도약했다.

문제는 골키퍼 신화용이다. 대체불가 선수다. 현재 두 번째 수문장은 김진영이지만, 지난 시즌 한 경기밖에 소화하지 않았다. 신인이나 다름없다. 신화용은 정신적인 충격에서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다. 울산전 실수는 지난 6년간 포항의 골문을 지키면서 범한 최악의 실수였다. 신화용을 위한 황 감독이 취할 처방은 무엇일까. 바로 '믿음'이다. 황 감독은 "화용이 답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너무 치명적이어서 우려스러운 점도 있다. 그러나 본인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지나간건 지나간 것이었다. 앞으로 팬들에게 활약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격려했다. 오히려 많은 것을 주문할 경우 슬럼프를 겪을 수 있다. 황 감독은 '원클럽맨' 신화용의 빠른 부활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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