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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전 앞두고 제주 라커룸이 적막했던 이유는?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5-03-15 17:51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15일 제주-부산과의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라운드가 펼쳐진 제주월드컵경기장.

대개 경기 시작 전 라커룸은 음악 소리로 떠들석 하다. 긴장감을 풀고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방법이다. 레파토리는 최신 가요와 최신 팝은 물론 흘러간 옛노래까지 다양하다. 각 팀 별로 음악을 담당하는 선수들이 따로 있을 정도다. 제주 선수단 역시 경기 전 음악을 즐겨 들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경기 전 방문한 제주의 라커룸은 고요했다. 고요함을 넘어 적막하기 까지 했다. 몸을 풀기 위해 그라운드로 나서는 선수들의 눈빛이 날카로웠다. 조성환 감독이 이같은 분위기에 대해 설명했다. "너무 조용하죠? 선수들이 비장하기 까지 하더라고요." 조 감독은 선수들이 홈 개막전에 맞춰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했다.

클래식 감독 데뷔전이었던 전남과의 1라운드에서 비교적 담담한 표정을 취했던 조 감독 역시 굳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예전에 어깨 부상 때문에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데, 지금 조용한 분위기가 딱 수술실 올라가기 전 그 느낌이에요." 감독 부임 후 첫 홈경기, 전남전에서의 아쉬운 무승부, 경기장을 대거 찾은 본사 임원진까지, 조 감독은 여러가지 부담감을 느끼는 듯 했다. 하지만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강조했다. "전날 미팅에서 홈경기는 원정과 다르니까 죽어서 나오자고 했어요. 선수들이 그러겠다고 했으니까 믿어야죠."

조 감독의 주문대로 제주 선수들은 시종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강력한 압박으로 부산의 공격을 사전에 차단했다. 하지만 문제는 공격이었다. 제주의 공격은 부산의 단단한 스리백을 넘지 못했다. 기대를 모았던 까랑가-로페즈 두 외국인선수가 마무리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제주는 후반 들어 공세를 강화했다. 까랑가, 윤빛가람, 김 현이 연속해서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지만, 부산의 골문을 열리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0대0으로 끝이 났다.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던 제주는 시즌 첫 승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제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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