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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같은 노력은 이날 승부를 결정지은 결승골로 보상받았다. 웰벡은 후반 16분 안토니아 발렌시아(맨유)의 어정쩡한 백패스를 가로채 상대 GK 다비드 데 헤아마저 제친 뒤 가볍게 골문 안쪽으로 차넣었다. 골 직후 웰벡은 잠시 관중석을 바라보며 포효했다. 맨유의 '로컬 보이'였던 웰벡도, 이를 지켜보는 맨유 팬들도 감회가 남다른 순간이었다.
하지만 웰벡은 이어 동료들과 가볍게 축하를 주고받는 조용한 세리머니로 전환했다. 후반 28분 웰벡이 올리비에 지루와 교체되자, 일부 야유가 나오긴 했지만 대부분의 맨유 팬들은 조용했다.
이어 웰벡은 "나는 여전히 맨유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맨유 팬들을 존중한다. 내게도 쉽지 않은 경기였다"라고 되새긴 뒤 "이제 아스널 동료들과 우승을 맛보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결승골은 웰벡의 시즌 8호골이었다. 웰벡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투입한 아르센 벵거 감독의 승부수가 제대로 통했다. 웰벡은 지난해 10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갈라타사라이 전 해트트릭에 이어 다시한번 아스널 팬들에게 자신을 각인시켰다. 벵거 감독도 "웰벡이 오늘 정말 열심히 했다. 결승골은 그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라고 칭찬했다.
웰벡은 지난 여름 부임한 판 할 감독의 플랜에서 제외되면서 아스널로 깜짝 이적했다. 맨유가 앙헬 디 마리아, 라다멜 팔카오 등 거물급 공격수들을 영입하면서 밀려난 것. 하지만 올시즌 웰벡은 28경기에 출전, 8골2도움을 기록 중이다. 화려한 성적은 아니지만, 자신의 자리를 차지한 팔카오(4골3도움), 디 마리아(4골 8도움), 제임스 윌슨(2골)에 뒤지지 않는 기록이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