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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이 박주영을 품에 다시 안았다. 서울은 곧 박주영의 재영입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주영은 10년 전인 2005년 서울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서울을 넘어 K리그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첫 해 30경기에 출전, 18골-4도움을 기록하며 신인상을 수상했다. 활약 뿐이 아니었다. 그가 가는 곳은 구름관중이 몰렸다. 그 해 12월 한 스포츠마케팅 전문조사기관에선 '박주영 선수 올해 경제적 파급효과'라는 보고서를 발표할 정도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박주영은 직접경제효과 106억원 파급효과 613억원 FC서울 광고효과 1016억원 등 총 1755억원의 효과를 유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주영 때문에 늘어난 관중은 경기당 1만명으로 추산됐다.
러브콜도 쇄도했다. 프랑스의 명문 릴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영입 제의가 왔다. 갈림길에 선 그는 릴과의 계약 직전 빅리그의 손을 잡았다. 박주영은 2011년 아스널로 이적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잘못된 선택이었다.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겉돌았다. 그가 설 곳은 없었다. 셀타비고(스페인), 왓포드(잉글랜드 2부 리그)의 임대를 거쳐 지난해 6월 자유계약 신분이 됐다. 10월 사우디아라비아 알 샤밥으로 다시 이적했지만 지난달 결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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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2013시즌 후 주포 데얀이 이적하면서 공격수 수혈에 애를 먹었다. 지난해 브라질 출신의 하파엘을 영입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설상가상 지난달에는 에스쿠데로가 중국 장쑤로 이적했다. 해결사의 부재는 울산과의 K리그 개막전에서도 여실히 나타났다. 제대로 된 공격 한 번 못하고 0대2로 패했다.
최 감독은 "전방에서 해결을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 필요하다는 점을 절감했다"며 "의욕만 갖고 되는 것은 아니다. 정조국 김현성 등 전방 공격수들이 자신감을 회복해야 한다"며 탄식했다. 적신호가 켜지자 박주영과의 계약도 가속폐달을 밟게 됐다.
박주영은 서울의 새로운 비타민이다. 정조국과 짝을 이뤄 서울의 공격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K리그 부활에도 호재다. 지난 주말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개막 라운드에는 8만3871명이 입장했다. 평균 1만3973명으로 실관중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개막전 최다 평균 관중을 기록했다.
박주영은 걸어온 길만큼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프로 무대 뿐이 아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에 일조한 그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축구 동메달을 선물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부진으로 논란에 휩싸였지만 여론은 늘 그를 주목하고 있다.
10년이 흘러 '축구천재'는 K리그에서 다시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박주영이 K리그에 둥지를 틀면서, 올 시즌 판도 또한 새롭게 짜여질 것으로 보인다. 박주영은 빠르면 14일 전북과의 홈 개막전에서 복귀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