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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호주아시안컵, 최대 이변이 8강전에서 일어났다.
이란은 23일(이하 한국시각) 레드카드에 울었다. 1-0으로 앞선 전반 43분 왼쪽 측면 수비수 플라디가 경고 2회로 퇴장을 당했다. 수적 열세에서 버티고 또 버텼다. 장군멍군, 연장 후반 3-3으로 균형을 이뤘다. 그러나 승부차기에서 8번째 키커까지 가는 난타전 끝에 6-7로 패했다.
일본은 더 큰 충격이었다. 8강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맞닥뜨렸다. 경기 시작 7분 만에 마부크트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그러나 큰 걱정은 없었다. 파상공세를 펼쳤고, 동점골은 시간 문제로 판단했다. 하지만 지독한 골 불운에 울었다. 23차례나 두들긴 끝에 후반 36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연장을 포함해 12번의 슈팅을 더 시도했지만 더 이상 골은 터지지 않았다. 승부차기에서 이변의 희생양으로 전락했다. 간판인 혼다 게이스케와 가가와 신지가 실축하며 4-5로 무릎을 꿇었다.
물론 공은 둥글다. 승부의 세계에서 영원한 강자, 영원한 약자가 없다. 이변은 상존한다. 그러나 이란과 일본은 탈락은 '호재'다.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슈틸리케호도 부담감이 덜하다. 한국은 최근 상대전적에서 이란에는 3연패, 일본에는 2연패로 열세였다. 객관적인 전력상으로도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반면교사로 삼겠다고 했다. 그는 25일 "우승이 목표"라며 말문을 연 후 "일본과 이란의 탈락했다. 스포츠는 이변이다. 호주오픈에서는 페더러도 탈락했더라. 스포츠가 예상대로 가고, 강자만 살아남는다면 흥미가 없을 것이다. 내일 우리도 이변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선 노력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한국이 마지막으로 아시안컵에서 우승한 것은 55년 전인 1960년이다. 마지막으로 결승에 진출한 것은 1988년이다. 먹구름이 하나씩, 하나씩 걷혀가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