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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했던 흐름을 좌우 풀백이 깼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김진수에 대한 신뢰를 이어갔다. 그가 보여준 공격적인 재능에 포커스를 맞췄다. 수비 불안에 대한 생각도 달랐다. 조별리그 3경기 무실점을 기록한 수비라인의 팀 플레이에 주목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 선발 라인업 왼쪽 측면 자리에 김진수의 이름을 써넣었다.
슈틸리케호는 우즈벡과 피나는 싸움을 벌였다. 전후반 90분 내내 0의 행진이 이어졌다. 연장전반 초반까지 공세를 이어가던 슈틸리케호는 막판이 되면서 위기에 몰렸다. 그대로 연장전반이 끝나는 듯 했다. 그러나 찰나의 순간 '본능'이 꿈틀거렸다. 연장전반 13분 우즈벡 수비수가 볼을 끄는 사이, 김진수가 득달같이 달려들어 볼을 빼앗았다. 당황한 우즈벡 수비진을 헤집고 문전 왼쪽까지 치고 들어간 김진수는 지체없이 중앙의 손흥민에게 왼발 크로스를 올렸고, 천금의 결승 헤딩골을 만들어냈다. 이 골로 슈틸리케호는 반 세기 만의 아시아 정벌 꿈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