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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기자회견 전문]슈틸리케 감독 "23명으로 우승, GK 김진현 교체 없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1-11 15:06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11일(한국시각) 호주 캔버라의 매켈러 파크에서 한국 취재진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23명을 모두 활용해야 우승까지 갈 수 있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반 세기 만의 아시아 정벌 로드맵을 공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11일(한국시각) 호주 캔버라의 메켈러 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11명만 갖고 우승할 수 없다. 23명을 모두 활용해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성용에게 주장 완장을 채운 것은 구자철의 부담감을 벗겨주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또 오만전에 선발로 나선 김진현을 두고는 "어제 활약을 보면 (쿠웨이트전에서) 굳이 교체해야 할 필요가 있나 싶다"며 주전 골키퍼 경쟁도 사실상 마무리 됐음을 시사했다.


캔버라(호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다음은 슈틸리케 감독의 일문일답.

오만전에서 선수들이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

-내가 보기엔 전반 초반에는 잘했다. 전반 10분까지는 침착하게 우리 플레이를 했다. 손흥민이 크로스바를 맞추는 장면도 나왔다. 이후 패스 실패와 볼컨트롤 실패가 나타나면서 선수들이 긴장한 것 같다. 결과적으로 전반 종료 직전 득점을 하면서 후반에는 침착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이틀밖에 못쉬는 쿠웨이트전 베스트 11 변화 있나


-이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선 11명만 가지고 우승할 수 있지 않다. 23명을 모두 활용해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지난 사우디전에서도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6명의 교체를 모두 활용해서 모든 선수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주고, 또 동시에 선수들이 경기력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오만전이 끝난 뒤 3명의 선수를 교체한 것은 크로 작은 부상으로 교체카드를 써버렸다. 곽태휘까지 4명이 몸 상태가 안좋았다. 쿠웨이트전에는 100% 몸 상태가 아니면 출전이 어렵지 않을까. 90%라도 출전에 재고를 해봐야 한다.

토너먼트 대회와 평가전, 어떤 점이 선수들에게 달랐나

-가장 큰 차이점은 경험있는 선수들이 오만전에서 크게 돋보였다는 점이다. 기존 평가전 때는 선수들이 침착하게 경기 운영을 했다고 하면, 오만전 때는 기성용은 나이는 많지 않아도 대표팀 경력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경기 운영, 침착성을 팀에 불어넣었다. 차두리도 그랬다. 대표팀에는 젊고 재능있는 선수가 많다. 이런 선수들이 본인의 재능을 경기장에서 100% 발휘하기 위해선 경험적인 부분이 부족한 면이 없지 않나. 그런 부분이 돼야 침착하게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다. 오만전 승리가 우리에게 긍정적이다. 선수들이 중압감을 벗어났다. 오만전 승리로 쿠웨이트전 결과 여부와 상관없이 8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그래서 100%가 아닌 선수들은 쿠웨이트전 출전을 재고해야 한다. 쿠웨이트전에 몸 상태가 안좋은 선수를 출전시킬 경우 혹시라도 3차전에도 부상 중인 선수들이 쿠웨이트전을 통해 더 악화된다면 상당히 손실을 본다. 1차전 승리가 부담감을 줄여준 계기가 됐다.

조 1, 2위에 대한 전략은

-1, 2위의 선택권이 없다. 대회는 모른다.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 쿠웨이트전을 이기다고 하더라도 승점 1점을 더 따야 조 1위로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아시안컵 경기를 보면, 브리즈번 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안좋다. 조 2위로 올라가면 브리즈번에서 또 경기를 해야 한다. 패스 축구, 공격적인 축구를 하기 위해선 브라즈번 잔디가 좋지 않을 것이다.

기성용을 '캡틴'으로

-기성용을 주장으로 선임한 것은 구자철이 주장을 맡게되면 본인의 경기력 뿌만 아니라 다른 이슈에 신경써야 하는 부담감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부담감을 벗겨주기 위해서였다. 구자철이 본연의 임무인 축구를 잘 하게 해주려고 기성용을 주장으로 선임했다. 주장의 자질은 오만전에서 팀을 잘 리딩했다. 주장이라는 책임감때문에 본연의 임무를 더 잘 해준 모습이었다. 팀 밸런스를 잘 맞춰줬다. 기성용은 존경을 많이 받는 선수다. 자질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구자철에게 안좋은 뜻으로 벌을 주기 위해 기성용에게 주장을 넘긴 것이 아니라 구자철을 도와주려는 것으로 택한 결정이다. 그런 것일 수 있지만, 구자철은 오만전에서 기존 부진했던 점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에이스 손흥민을 잘 살릴 수 있는 방법

-오만전에서 보인 밀집수비, 우리가 공격을 할 때 상대 수비수들이 라인을 뒤로 뺄 때 공격수가 쉽게 공격을 펼칠 수 없다. 공격수들이 잘해보자 해서 혼자 공격을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데 쿠웨이트전에서도 보여질 것이다. 밀집수비를 뚫기 위해선 침착하게 차분하게 기다려줄 수 있냐가 관건이다. 우리같은 우승 후보들이 상대적인 약체와 경기를 치렀을 때 전반 15~20분 만에 선취골을 넣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부담감을 느낄 때부터 조급해진다. 자신의 뜻대로 경기가 안풀리면 계획에 없는 롱볼로 경기를 풀어가게 된다. 부담감을 빨리 선수들로부터 해소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호주-쿠웨이트전이 큰 교훈을 남겼다. 호주는 전반 8분 만에 선취골을 얻어맞고 어렵게 경기를 풀었다. 전반에는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본인들이 하고자하는 축구를 하면서 침착했다. 결국 경기를 이겼다.

골키퍼 활약이 두드러진다. 김진현에 대한 믿음이 높나.

-최종적으로 주전 골키퍼가 누가 될 것인지 오래 걸린 것은 세 명의 골키퍼의 기량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정성룡은 전지훈련 초반 경미한 부상으로 훈련에 참가하지 못해 훈련량이 부족해 주전에서 제외된 경우다. 김승규 김진현을 놓고 고민을 끝까지 한 것은 사실이다. 경기 전날 김봉수 골키퍼 코치와 최종 상의를 한 끝에 결정을 했다. 김진현의 오만전 활약을 통해 굳이 교체를 할 필요가 있냐는 생각도 들었다. 김진현은 침착하고 안정적이었다. 빠른 반응속도. 마지막 실점 장면을 잘 넘겼고, 발기술도 잘 해줬다.

하루 전날 출전 통보하는 이유가 있나

-하루 전날 출전 통보 이유는 상대 팀의 영상을 보면서 미팅을 한다.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이 특히 비디오 미팅을 할 때 무엇을 주문할 것인가 잘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베스트 11 외 나머지 선수들의 실망감 극복은 어떻게 해주나

-다른 특별한 방식은 없다. 주전이든 후보든 똑같이 존중해준다. 3명이 후보 중 출전 기회를 잡았다. 언제든지 출전 기회를 잡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걱정하지 않는다. 후보 선수들의 심리 상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베스트 11을 받았을 때 기분이 좋지 않은 12명이 어떻게 팀 분위기를 이끌고 나가느냐도 중요한 요소다. 후보 선수들에 대한 똑같이 존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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