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K-리그 대상]'패밀리맨' 이동국, 최강 다산왕-최다 MVP 품은 '대박'시즌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12-02 07:25


전북현대 이동국이 1일 홍은동 그랜드 힐튼호텔에서 열린 2014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 클래식 베스트11 공격수상을 수상하고 있다.
'2014 K리그'를 결산하는 이번 시상식에는 MVP 후보에 오른 이동국(전북), 차두리(서울), 산토스(수원)을 비롯해 영플레이어상 후보 김승대(포항), 안용우(전남), 이재성(전북) 등 올해 K리그를 화려하게 수놓은 선수들이 총출동했다.
홍은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12.01/

"막내 아들 태명이 '대박이'인데, 정말 올해 대박이 났다."

K-리그 최강 '다산왕'이 K-리그 최다 MVP(최우수선수)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라이언 킹' 이동국(35·전북)이 2014년 K-리그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프로축구의 새 역사다. MVP 3회 수상은 1983년 한국프로축구가 태동한 이후 이동국이 처음이다. 신태용 A대표팀 코치(1995년, 2001년 MVP)와 함께 보유하던 최다(2회) 수상 기록을 넘어섰다. 2009년 2011년 전북의 우승과 함께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던 이동국은 2014년 전북과 함께 세 번째 별을 달며 K-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말 그대로 '대박'났다. 이동국은 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에서 베스트 11 공격수 부문, 아디다스 올인 팬타스틱 플레이어도 수상해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이동국이 필드 플레이어로는 '환갑'으로 여겨지는 35세의 나이에 한국 프로축구 최고의 별로 우뚝 설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가족이었다.


'대박이'가 가져다 준 '대박 선물'

이동국은 자타공인, K-리그 최고 다산왕이다. 미스코리아 출신 동갑내기 아내 이수진씨와 2005년 결혼한 이후 다섯 자녀를 뒀다. 2007년 딸 쌍둥이(재시, 재아)를 낳은데 이어 2013년 딸 쌍둥이(설아,수아)를 또 낳았다. 그는 겹쌍둥이가 태어날 확률 10만분의 1을 극복한 사나이가 됐다. 끝이 아니었다. 지난 11월 이동국은 마침내, 다섯 째와 첫 만남을 가졌다. "아들과 목욕탕에 함께 갈고 싶다"는 바람이 이뤄졌다. 이동국의 다섯째, 아들인 '대박이(태명)'이가 태어났다. 이동국은 "다섯째가 생겼다고 하니 다들 반응이 '대박'이라고 해서 태명을 대박이로 지었다"고 했다. 올시즌 내내 대박이의 존재 때문에 이동국은 즐겁게 그라운드를 누볐다. 시즌 중 발가락에 금이 가도, 통증을 참아내며 그라운드를 지켜냈다. 자녀수만큼 기록도 풍년이었다. 올시즌 전북의 유니폼을 입고 100호골을 완성했고, A매치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에도 가입했다. 지난 10월 26일 종아리 근육 파열 부상으로 K-리그 클래식 득점왕을 놓쳤지만 그는 싱글벙글이었다. 11월 14일 대박이를 처음 품에 안은 그는 15일 열린 포항전에 전격 교체 출격해 K-리그 클래식 우승 시상식을 현장에서 즐겼다. 그는 "대박이 덕분"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대박이가 가져다 준 선물도 '대박'이었다. 이동국은 "재시, 재아. 설아, 수아. 대박이까지. 아빠 TV나왔다. 막내 아들 태명이 '대박이'인데 대박 난 것 같다. 많은 것을 희생해준 아내에게 고맙다"며 수상의 공을 가족에게 돌렸다.

'슈퍼맨' 아빠-선수를 꿈꾸다

이동국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나이를 먹어도 체력이 20대 못지 않다. 주변에서 "무엇을 먹느냐"며 비결을 묻곤 하지만 이동국은 "특별한 건강식은 없다"고 답한다. 그러나 비결은 따로 있었다. 가족의 존재였다. 이동국이 그라운드를 건강히 누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동국은 올시즌 전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자식이 많다보니 계속 현역으로 뛰어야 겠다는 생각이 더 든다. 또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 위해 딸들에게 운동장에서 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40세의 현역'을 꿈꿨다. "아빠가 박수 받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첫째와 둘째는 그 모습을 봤다. 셋째와 넷째는 아직 못봤다. 셋째와 넷째를 위해 몇년은 더 뛰어야 한다." 올해 다섯째가 태어났으니, 아들에게도 박수 받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아빠' 이동국은 뛰고 또 뛰어야 한다.

그의 또 다른 이름은 '슈퍼맨'이다. '최강 다산왕'과 '최다 MVP'의 주인공답게 아빠와 선수로 욕심이 크다. 축구선수이면서 '좋은 아빠'를 꿈꾼다. 현재 이동국은 둘째 딸, 재아의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 올해 테니스 선수로 본격 훈련을 시작한 재아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더불어 축구 선수 '대박이 아빠'가 될 미래도 그리고 있다. 그는 "딸들이 다 운동신경이 있다. 운동하는 자녀를 둔 부모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면서 "대박이는 본인이 좋아하고 운동신경이 있다면 축구 선수로 키워볼 생각도 있다. 더 좋은 남편과 아빠가 되겠다"고 했다.

아이들이 늘어날 수록, 커갈수록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다. K-리그 역대 최다 MVP 수상자의 책임감도 이동국이 더 많은 땀을 흘리게 하는 이유다. 이동국은 "새롭다. 이전과는 다른 느낌이다. 선수생활을 언제까지 할지 모르지만 (최다 수상은) 뜻깊은 기록이다. 아직 젊기 때문에 힘들지 않다"면서 "팀 동료들에게 MVP의 공을 돌리고 싶다. 내년 시즌에도 다시 한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의지를 재차 다졌다. '패밀리맨' 이동국의 '대박 시즌'은 웃음과 함께 마무리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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