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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의 선택은 유임이었다.
축구협회도 홍 감독의 눈물을 품에 안았다. 스스로를 향해 돌을 던졌다. '브라질월드컵의 참사'는 축구협회의 실정에서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이룬 2010년 남아공월드컵 후 한국 축구는 퇴보했다.
'독이 든 성배'는 재연됐다. 남아공월드컵 직후 '야권 인사'인 조광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2011년 1월 카타르아시안컵에선 색다른 '만화 축구'로 팬들의 사랑을 듬뿍받았다. 8월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0대3으로 패했지만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에서 전력을 재정비했다. 1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11월 레바논 원정에서 1대2로 패하자 전임 축구협회 집행부인 조중연 체제는 기다려 주지 않았다. 기술위원회 논의 없이 '밀실 야합'으로 조 감독을 경질했다.
그사이 축구협회 집행부도 바뀌었다. 정몽규 회장이 취임했고, 지난해 6월 홍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대안이 없었다. 홍 감독에게 'SOS'를 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홍 감독이 '독이 든 성배'를 마셨다. 미소보다 시련이 더 많았다. 지휘봉을 잡자 마자 전임 감독의 시절의 일이었던 '기성용 SNS 논란'으로 암초를 만났다. 해외파와 국내파간의 갈등도 봉합해야 했다. '박주영-박지성 발탁 논란'으로 이어졌다. 그 때마다 여론은 춤을 췄다. 홍 감독은 역대 월드컵대표팀 감독 중 가장 험난한 길을 걸었다.
홍 감독은 축구협회의 유임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허 부회장은 "홍 감독이 선수로서, 감독으로서 우리에게 기쁨을 준 것을 잘 알것이다. 월드컵 목표했던 성적 못냈지만 아시안컵에서 잘 이끌어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