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대한축구협회 홍명보 감독 유임 공식 발표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7-03 10:06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오른쪽).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대한축구협회의 선택은 유임이었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이 계약기간을 지킨다. 내년 1월 호주아시안컵까지 대표팀을 지휘한다. 브라질월드컵 단장을 지낸 허정무 축구협회 부회장은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홍 감독의 유임을 발표했다. 허 부회장은 "국민에게 희망이 되겠다고 떠났던 대표팀이 큰 실망감을 안겨 깊게 사과한다. 모든 질책을 달게 받고 발전을 위한 밑거름으로 삼겠다. 다만 이 상황이 홍 감독의 개인 사퇴로 매듭지어지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계속 신뢰하고 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홍 감독이 벨기에전 후 사의를 밝혔다. 귀국 후에도 사퇴의사를 전했다. 그러나 축구협회에서 만류했다. 월드컵 결과가 잘못된 것은 축구협회의 책임이 크다. 사퇴가 능사가 아니라 아시안컵에서 잘 이끌어줄 것을 당부하며 설득했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2005년 지도자로 변신한 후 브라질에서 첫 실패를 경험했다. 1무2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비난이 쏟아졌다. 2년 전의 런던올림픽 틀에 얽매였고, 준비 부족으로 인한 실패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래도 홍명보였다. 축구인들은 "홍명보는 한국 축구의 중요한 자산이다. 잃어서는 안된다"며 홍 감독을 지지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동메달 신화를 선물한 사령탑이지만 과거가 잊혀진 것에 안타까워했다.

축구협회도 홍 감독의 눈물을 품에 안았다. 스스로를 향해 돌을 던졌다. '브라질월드컵의 참사'는 축구협회의 실정에서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이룬 2010년 남아공월드컵 후 한국 축구는 퇴보했다.

'독이 든 성배'는 재연됐다. 남아공월드컵 직후 '야권 인사'인 조광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2011년 1월 카타르아시안컵에선 색다른 '만화 축구'로 팬들의 사랑을 듬뿍받았다. 8월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0대3으로 패했지만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에서 전력을 재정비했다. 1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11월 레바논 원정에서 1대2로 패하자 전임 축구협회 집행부인 조중연 체제는 기다려 주지 않았다. 기술위원회 논의 없이 '밀실 야합'으로 조 감독을 경질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을 선임됐다. 그런데 웃지 못할 촌극이었다. '시한부 사령탑'이었다. 최종예선을 지휘한 감독이 본선을 이끄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최 감독은 팀을 본선에 올려놓은 후 물러나겠다고 공언했다. 최종예선에서 우여곡절 끝에 조 2위로 마감하며 브라질행에 성공했다. 최 감독은 '약속'을 지켰다.

그사이 축구협회 집행부도 바뀌었다. 정몽규 회장이 취임했고, 지난해 6월 홍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대안이 없었다. 홍 감독에게 'SOS'를 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홍 감독이 '독이 든 성배'를 마셨다. 미소보다 시련이 더 많았다. 지휘봉을 잡자 마자 전임 감독의 시절의 일이었던 '기성용 SNS 논란'으로 암초를 만났다. 해외파와 국내파간의 갈등도 봉합해야 했다. '박주영-박지성 발탁 논란'으로 이어졌다. 그 때마다 여론은 춤을 췄다. 홍 감독은 역대 월드컵대표팀 감독 중 가장 험난한 길을 걸었다.

홍 감독은 축구협회의 유임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허 부회장은 "홍 감독이 선수로서, 감독으로서 우리에게 기쁨을 준 것을 잘 알것이다. 월드컵 목표했던 성적 못냈지만 아시안컵에서 잘 이끌어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