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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에서 길을 찾자]②축구협회-축구연맹, 상생의 길을 찾아라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4-07-01 18:00 | 최종수정 2014-07-02 06:13



대한축구협회는 A대표팀만 관장하는 곳이 아니다. 공식 홈페이지에 보면 '대한축구협회는 한국의 축구 행정을 총괄하는 유일한 기구로서, 축구를 대중속에 널리 보급시켜 국민의 건강 증진을 도모하고, 우수 선수 및 지도자 양성, 축구를 통한 국위 선양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설립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 취지대로 협회는 대표팀 뿐만이 아니라 국내 리그의 활성화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한국 축구의 근간인 K-리그가 그 중심이다. K-리그를 주관하는 프로축구연맹과 상생의 길을 찾아나가는 것, 협회가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될 일이다. 그 길을 한번 찾아보자.

연맹이 매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이 있다. 바로 '중계'와 '스폰서십' 문제다.

KBS, MBC, SBS 공중파 3사는 월드컵에는 목을 맨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의 중계권료는 약 760억원이다. 2006년 독일월드컵과 비교하면 무려 3배나 뛰었다.

그럼 K-리그는 어떨까. 연맹은 연간 80억원의 중계권료를 받는다. 지상파 3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56.3%인 45억원이다. 그러나 수치에 함정이 있다. 발표와 실제 받는 금액에 오차가 있다. 제작지원금을 돌려준다. 한 방송사의 경우 제작지원금을 받고도 1년에 단 한 차례도 K-리그를 중계하지 않아 법정 다툼 직전까지 갔다. 2010~2013년까지 4년간의 자료를 살펴보면 공중파 TV에서 K-리그가 전파를 탄 것은 모두 27번 밖에 안된다. 연간 7번 정도다. 그것도 3개 방송사로 나누면 하나의 방송사 당 2번 정도밖에 안했다는 이야기다.

공중파 계열 스포츠케이블 TV에서도 중계가 많지 않다. 4년간 K-리그(리그컵 포함)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중계는 3사 합쳐 313회였다. 연간 78경기 정도 중계됐다. 매년 K-리그 전체 경기는 클래식의 경우 200경기 안팎이다. 반도 중계가 되지 않았다.

연맹이 대안으로 삼고 있는 곳이 'SPOTV+' 채널이다. K-리그 중계권 판매 대행사인 에이클라가 소유하고 있는 SPOTV+는 매 라운드 매 경기 중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문제는 낮은 보급률이다. SPOTV+ 시청가구수는 950만에 불과하다. 케이블 스포츠채널 시청가구수 2100만의 반밖에 안된다. 그나마 계속 하락하고 있다.

중계가 제대로 되지 않으니 스폰서십 유치도 쉽지 않다. K-리그 타이틀 스폰서는 현대오일뱅크다. 2011년부터 4년 연속 맡아오고 있다. 권오갑 프로연맹총재가 현대오일뱅크 사장이다. 다른 회사를 스폰서로 구하지 못해 '회장사'가 떠안았다.

연맹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고 있다. 방송사가 '우대'하고 있는 야구를 피하기 위해 경기 시간을 조정하고 포털 사이트 등 새로운 채널 확보에 나섰다. SPOTV+의 시청 가구수 증대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1구단 1지역 SO(지역 종합유선방송사업자) 중계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본질은 피해가는 대책이다. 결국에는 공중파 그리고 스포츠케이블 채널에서의 중계가 늘어나야 한다.


협회와 머리를 맞대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바로 A매치 중계권을 팔면서 K-리그 중계를 패키지로 넣는 방법이다. 방송사 입장에서 A매치는 놓치고 싶지 않은 킬러 컨텐츠다. 10% 안팎의 시청률은 항상 유지된다. 이런 A매치 중계권을 팔면서 매해 'K-리그 의무 중계'라는 조항을 넣자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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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협회와 공중파 방송사들이 A매치 중계권료 협상을 할 때마다 K-리그 중계 조항을 넣었다. 그런데 구속성이 약했다. 중계해야할 경기 수를 넣는 대신 '중계에 노력한다'는 선에서 마무리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사들이 '돈이 안되는 K-리그 중계'에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협회는 공중파 방송사들과 2016년까지 이미 중계권 협상을 마쳤다. 당장 손을 댈수는 없다. 하지만 차후 협상부터 구체적인 안이 마련돼야 한다. 'K-리그 경기 중계'에 대한 명확한 문구과 시간, 횟수 등을 명확히 해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그러면 스폰서 문제 해결에도 빛이 보일 수 있다. 그래야 팬들이 모이고, 관심이 커지고, 리그가 힘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협회의 풍부한 스폰서도 연맹과 연계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협회와 연맹의 상생이 대한민국 축구를 살릴 수 있는 길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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