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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페. 독일과 포르투갈의 경기가 끝난 뒤 이 선수의 머리 속이 궁금해졌다. 갑자기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전반 37분 페페의 박치기에 이은 퇴장 하나로 사실상 승부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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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페에게는 뜨거운 가슴을 컨트롤할 차가운 머리가 없었다. 넘치는 승부욕을 주체하지 못했다. 물론 승부욕은 필요하다. 상대팀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원동력이다. 하지만 승부욕에도 정도가 있다. 도가 넘는 승부욕은 오히려 팀에 해악만 될 뿐이다. 페페는 이 지점에서 실패했다. 전반 초반 2골을 허용했다는 실망감이 분노로 바뀌었다. 경기장 분위기도 그를 더욱 달아오르게 했다. 냉정함은 온데간데 없었다. 페페가 나간 이후 포르투갈은 공수 밸런스도 무너졌고 조직력은 사라졌다.
태극전사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선수들에게 월드컵은 가장 큰 시합이다. 국민들의 기대치도 크다. 선수들도 분명 이 중요함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신을 다잡아야 한다. 자기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는 '차가운 머리'가 필요하다. 내가 굳이 걱정하지 않아도 우리 선수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선배의 괜한 걱정으로 끝나겠지만 말이다..
수원 삼성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