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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교체' 레버쿠젠의 UCL 포기 순간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4-02-19 17:02


사진제공=LG전자

새미 히피아 레버쿠젠 감독에게 생각할 시간은 단 15분이었다. 전반에만 3골을 내주었다. 지금의 경기력으로는 이길 가능성이 크지 않았다. 후반을 앞두고 결단을 내려야 했다. 히피아 감독은 손흥민에게 다가갔다. "흥민, 미안하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뛰어야 할 것 같아." 레버쿠젠이 2012~2013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를 사실상 포기하는 순간이었다.

레버쿠젠이 19일 독일 레버쿠젠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파리생제르맹(PSG)과의 UCL 16강 1차전에서 0대4로 완패했다. 레버쿠젠은 패기있게 맞섰다. 손흥민을 비롯해 슈테판 키슬링과 시드니 샘 등 공격수 3총사를 모두 투입했다. 하지만 전반 3분만에 PSG에게 말렸다. PSG의 미드필더 블뤼세 마튀디가 전반 3분 중원에서 레버쿠젠의 공을 빼앗은 뒤 문전으로 침투했다. 마르코 베라티의 도움을 받아 골지역 오른쪽에서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레버쿠젠은 일방적으로 밀렸다. 전반 39분 PSG는 에세키엘 라베치가 얻은 페널티킥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골로 연결했다. 3분 뒤 이브라히모비치는 강력한 왼발 중거리슛으로 쐐기골을 박았다.

히피아 감독은 후반 들어 손흥민을 빼고 18살의 신예 율리안 브란트를 투입했다. 팀 사정상 어쩔 수 없었다. 1차전은 완패의 분위기였다. 2차전에서 반전의 가능성도 보이지 않았다. 대신 국내리그가 비상이었다. 3위 도르트문트에게 승점 1점차로 쫓기는 상황이었다. 23일 열리는 볼프스부르크와의 22라운드 원정 경기가 분수령이 되는 상황이다. 꼭 승리해야만 한다. 손흥민은 최근 몸상태가 괜찮다. 묀헨글라드바흐와의 20라운드에서도 결승골을 집어넣었다. 히피아 감독으로서는 볼프스부르크 원정을 위해서라도 손흥민을 아껴야 했다.

레버쿠젠은 후반에도 계속 밀렸다. 후반 14분 에미르 스파히치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더욱 수세에 몰렸다. 후반 42분 PSG의 요한 카바예에게 마무리골까지 내주며 무너졌다.

히피아 감독은 "중요한 분데스리가 경기들이 많다. 16강 2차전에 어떤 선수들을 내보낼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주전들을 제외할 뜻을 밝혔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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