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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첼리스'를 빼고 논할 수 있을까. 19일 새벽(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14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홈 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샤)에 0-2로 무너졌다. 두 팀의 첫 빅뱅 승부는 데미첼리스의 '퇴장+PK'의 변수에 갈렸다.
오히려 공격이 안 됐다. 중원 싸움을 의식한 맨시티는 투톱 대신 네그레도 원톱에 실바를 받쳤는데, 부스케츠와의 경합에서 마법을 부리려던 계산이 먹혀들지 않았다. 수비 진영에서 뻗는 패스가 부정확했고, 아래로 내려온 공격진이 전환 과정에서의 요충지를 선점하지 못한 탓. 네그레도를 향해 때려 넣으려는 작업은 확실히 단조로웠다. 부스케츠와 피케의 높이는 만만한 게 아니었고, 수비 위치 선정이나 전환 속도가 좋았던 상대에게 둘러싸이길 반복했다. 게다가 나바스와 콜라로프의 측면까지 닫히며 결정적인 장면을 거의 만들지 못했다.
수비하는 맨시티, 볼 돌리는 바르샤. 두 팀의 균형을 산산조각낸 건 후반 7분에 나온 데미첼리스의 퇴장이었다. 무게중심을 앞으로 보냈을 때 뒷공간은 항상 부담스럽기 마련이고, 그 주인공이 메시라면 더 논할 게 없다. 주심이 쓰러진 나바스를 지나쳤고, 메시가 넘어진 위치는 논란을 남길 법했는데(바르샤도 완벽한 온사이드 상황에서 오심으로 골을 놓쳤다), 결과적으로 이는 맨시티를 뿌리째 흔들어놓았다. 티키타카를 틀어막느라 평소와는 달리 수비 옷을 입고 죽기 살기로 뛰었는데,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30분 이상을 더 버텨야 한다는 건 끔찍했다.
페널티박스 안을 허용하지 않았던 맨시티가 슬슬 헐거워졌다. 어떻게 해서든 버텨야 했던 시간대에 바르샤는 또 한 번 일을 냈다. 레스콧이 측면으로 나오면서 노출한 공백을 클리쉬나 페르난지뉴가 커버해야 했지만, 맨시티는 이미 너무 지쳐있었다. 이전 슈팅이 골 포스트를 벗어났던 알베스는 슈팅 각도에 모험을 거는 대신 조하트의 다리 사이를 노리며 방점을 찍었다. 홈에서의 0-2 패배, 끝날 때까지 끝난 건 아니다. 다만 '캄 노우'에서의 2차전이 남았을 뿐이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