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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지 빼고 모두 바꾸었다. '상남자' 하석주 전남 드래곤즈 감독이 '난적' 울산을 상대로 깜짝카드를 꺼내들었다.
울산전 굶주린 선수 11명이 그라운드에 한꺼번에 쏟아져나왔다. 울산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막아내며 팽팽한 공방을 펼쳤다. 처음 발을 맞추는 라인업이라 믿어지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슈팅수는 오히려 6대5로 앞섰다. 전반을 0-0으로 마쳤다. 후반 9분 전남의 선제골이 터졌다. 이날 처음 수원에서 전남 유니폼을 갈아입은 임경현의 크로스는 날카로웠다. 코니의 전매특허 헤딩슛이 작렬했다. 이날 처음 함께 나서, 올시즌 첫도움, 올시즌 첫골을 기록한 두 선수가 서로를 껴안았다. '힐링'이었다. 강호 울산을 상대로 무명의 전남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1위 포항을 위협하고, 서울을 2대0으로 제압한 2위 울산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후반 12분 김호곤 울산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다. 부상 이후 줄곧 아껴둔 까이끼를 투입했다. 2분 후 까이끼가 문전을 파고드는 한상운에게 날카로운 킬패스를 연결했다. 동점골이 터졌다. 후반 22분, 후반 47분 하피냐의 연속골이 터지며 전남은 1대3으로 역전패했다.
하 감독은 경기 후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적지에서 선제골을 넣고 역전패 한 것이 두고두고 아쉽다. 동점골을 너무 빨리 내줬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선수들이 감독의 지시대로 투혼을 발휘해줬다. 새로운 선수들이 빠른 속도로 팀에 녹아드는 모습도 좋았다." 울산전 6연패지만 전남의 도전은 의미있었다. 패배속에서 희망을 봤다.
울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