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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자의 開口]홍감독의 한국형 축구, 이제 때가 됐다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3-06-27 09:59


홍명보 감독.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며칠 동안 떠들썩했다. 홍명보 감독의 A대표팀 사령탑 선임 소식에 모두들 들썩였다. 앞으로 더 시끄러울 것 같다.

A대표팀 감독 선임은 항상 큰 화제였다. 이번에는 어느 때보다도 더 그랬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이야기다. 반대로 말하면, 실망도 컸었다는 말이다.

이렇게 말이 많았던 적도 드물다. 조광래 감독 밀실 경질→최강희 감독 선임→시한부 감독 논란, 한시도 조용한 적이 없다. 결국 힘겹게 돌고 돌았다. 홍 감독에게 무거운 짐이 주어졌다.

어떻게 하다보니 '독이 든 성배'가 됐다. 홍 감독으로서도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래도 잘해 줄 것으로 믿는다.

브라질월드컵, 얼마남지 않았다. 쪼개써도 빠듯한 시간이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집중할 수 밖에 없다. 그 때문에 외국인 감독이 이야기도 많았다. 단기간에 써먹기 좋은 카드라는 이유에서다.

이같은 견해에 기자는 반대 의견을 갖고 있었다. 물론 수준 높은, 세계축구의 트렌드에 맞는 외국인 감독의 영입은 나쁘지 않다. 그동안 많은 효과도 봐왔다. 하지만 되돌아 보자. 그들이 물러난 뒤 한국축구는 어떠했는지. 색깔이 없었다. 누가 오면 압박 축구를 하고, 누가 오면 패싱 축구를 한다. 그들의 색깔이 대표팀에 입혀진다. 물론 세계축구의 추세에 맞는 행보였다. 하지만 그들이 떠난 빈자리는 컸다. 이들이 긴 시간동안 있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수도 있었을지 모르겠다.

거창하게 '쇄국'주의를 논하자는 게 아니다. 한국감독이 꼭 맡아야 된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한국축구를 말하고 싶은 것이다. 한국만의 축구 말이다.

홍 감독이 그런 마음에 쏙 드는 이야기를 했다. "한국형 전술"을 언급했다. "우리는 스페인, 독일이 아니다. 우리 선수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세계에서 경쟁력있는 전술로 다가오는 월드컵에 준비할 생각이다." 계속 들어보자. "지금 우리는 세계를 겨냥해서 나가는 팀이다. 무엇이 필요한지는 잘 생각해야 한다. 어떤 경기를 할 지는 우리 책임이다." 힌트가 될 수 있는 말도 했다. "나는 콤팩트한 축구를 원한다. 우리 선수들의 근면성, 성실성, 팀을 위한 희생정신만으로도 충분히 하나의 전술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우리 선수들은 굉장히 공을 잘 뺏는다. 그러나 동시에 잘 뺏긴다. 그 사이의 시간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 압박과 볼 점유율, 조직력에 관한 언급이다.


스페인의 '티키타카' 축구, 좋은 전술이다. 하지만 우리들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 홍 감독의 말대로 우리는 스페인이 아니다. 우리의 옷을 입어야 한다. 기자의 짧은 견해로는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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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이 좋다. 기성용 이청용 손흥민 지동원 김보경 박주영 등, 뛰어난 유럽파가 많다. 이들은 기량 뿐 아니라 경험이란 큰 자산을 갖고 있다. 세계적 스타들과 맞부딪히며 공을 찼다. 어느 팀과 만나도 주눅이 들지 않는다. 믿음직한 한국축구의 현재와 미래들이다. 멋진 말로 '황금세대'다.

홍 감독은 이들을 주축으로 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썼다. 또 다른 이야기를 얼마든지 쓸 수 있다.

물론 홍 감독의 생각이 100% 맞지 않을 수 있다. 한국형 축구, 아직 정답은 없다. 이제 만들어가야 하는 과정이다.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찾아야 한다. 시도해야 한다. '시행착오'가 없으면 물론 좋을 것이다. 하지만 힘겹더라도 가야 한다. 한국축구가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

홍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은 2년이다. 대한축구협회는 기간에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 차후에 연임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2년은 홍 감독이 제안했다. 스스로 채찍을 가한 것이다.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많은 생각, 준비를 했다는 뜻일 게다. 한국형 축구에 대한 그림도 많이 그리고 지웠을 것 같다. 그리고 결론을 냈을 것이다.

'한류열풍'이 거세다. 작년에는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세계를 들었다 놓았다. 축구의 '한류열풍'도 불지 말란 법 없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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