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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동안 떠들썩했다. 홍명보 감독의 A대표팀 사령탑 선임 소식에 모두들 들썩였다. 앞으로 더 시끄러울 것 같다.
어떻게 하다보니 '독이 든 성배'가 됐다. 홍 감독으로서도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래도 잘해 줄 것으로 믿는다.
브라질월드컵, 얼마남지 않았다. 쪼개써도 빠듯한 시간이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집중할 수 밖에 없다. 그 때문에 외국인 감독이 이야기도 많았다. 단기간에 써먹기 좋은 카드라는 이유에서다.
거창하게 '쇄국'주의를 논하자는 게 아니다. 한국감독이 꼭 맡아야 된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한국축구를 말하고 싶은 것이다. 한국만의 축구 말이다.
홍 감독이 그런 마음에 쏙 드는 이야기를 했다. "한국형 전술"을 언급했다. "우리는 스페인, 독일이 아니다. 우리 선수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세계에서 경쟁력있는 전술로 다가오는 월드컵에 준비할 생각이다." 계속 들어보자. "지금 우리는 세계를 겨냥해서 나가는 팀이다. 무엇이 필요한지는 잘 생각해야 한다. 어떤 경기를 할 지는 우리 책임이다." 힌트가 될 수 있는 말도 했다. "나는 콤팩트한 축구를 원한다. 우리 선수들의 근면성, 성실성, 팀을 위한 희생정신만으로도 충분히 하나의 전술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우리 선수들은 굉장히 공을 잘 뺏는다. 그러나 동시에 잘 뺏긴다. 그 사이의 시간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 압박과 볼 점유율, 조직력에 관한 언급이다.
스페인의 '티키타카' 축구, 좋은 전술이다. 하지만 우리들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 홍 감독의 말대로 우리는 스페인이 아니다. 우리의 옷을 입어야 한다. 기자의 짧은 견해로는 '때가 왔다'.
홍 감독은 이들을 주축으로 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썼다. 또 다른 이야기를 얼마든지 쓸 수 있다.
물론 홍 감독의 생각이 100% 맞지 않을 수 있다. 한국형 축구, 아직 정답은 없다. 이제 만들어가야 하는 과정이다.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찾아야 한다. 시도해야 한다. '시행착오'가 없으면 물론 좋을 것이다. 하지만 힘겹더라도 가야 한다. 한국축구가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
홍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은 2년이다. 대한축구협회는 기간에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 차후에 연임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2년은 홍 감독이 제안했다. 스스로 채찍을 가한 것이다.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많은 생각, 준비를 했다는 뜻일 게다. 한국형 축구에 대한 그림도 많이 그리고 지웠을 것 같다. 그리고 결론을 냈을 것이다.
'한류열풍'이 거세다. 작년에는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세계를 들었다 놓았다. 축구의 '한류열풍'도 불지 말란 법 없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