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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전술로 브라질월드컵에 도전하고 싶다."
한국형 축구의 첫번째 키워드는 압박이다. 홍 감독은 "나는 콤팩트한 축구를 원한다. 우리 선수들의 근면성, 성실성, 팀을 위한 희생정신만으로도 충분히 하나의 전술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근면성과 성실성, 희생정신은 기동력, 조직력, 정신력과 일맥상통하는 단어다. 이를 강조한 전술은 바로 압박축구다. 현대축구가 탈압박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지만, 완성도 높은 압박축구를 깨기란 쉽지 않다. 홍 감독은 런던올림픽을 통해 한국식 압박축구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은 압박이 용이한 네덜란드식 3-4-3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런던올림픽에서 4-2-3-1 시스템을 내세운 홍 감독은 과감한 압박속에서도 4선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축구를 강조했다. 홍 감독은 "2002년 월드컵 역시 좋은 지도자 밑에서 좋은 경기를 했다. 그 때와 지금은 전술적으로 포메이션이 다른 것은 사실이다. 어느 위치부터 압박을 해야하는지. 어느 위치에서 컴팩트하게 대형을 유지해야 하는지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형 축구의 두번째 키워드는 점유율이다. 홍 감독은 한국선수의 특징에 대해 흥미로운 부분을 지적했다. "한국 선수들의 특징인데 우리 선수들은 굉장히 공을 잘 뺏는다. 그러나 동시에 잘 뺏긴다." 그는 이부분을 주목하며 "그 사이의 시간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고 했다. 최대한 공을 유지한 채 경기를 하겠다는 뜻이다. 홍 감독은 이미 이러한 축구를 런던올림픽에서 보여줬다. 수비의 김영권(광저우), 허리의 구자철(볼프스부르크) 기성용(스완지시티), 최전방의 박주영(셀타비고)이 뼈대를 이뤘다. 이들의 장점은 상대의 압박에도 흔들리지 않는 키핑력이었다. 멕시코, 영국, 브라질 등과 같은 강호를 상대로도 흔들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인 것은 볼을 점유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조직력을 유지하면서 볼을 상대에게 넘겨주지 않는 공격이 곧 수비인 것 같은 움직임과 기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