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성효 더비'에는 윤성효 감독(50)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가 담겨있었다.
17일 부산-수원의 K-리그 클래식 7라운드. 윤 감독에게 수원은 '애증의 팀'이다. 윤 감독과 수원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윤 감독은 1996~2000년까지 수원에서 현역선수로 활약했다. 은퇴도 수원에서 했다. 2000~2003년에는 수원 코치를 역임했다. 지난 3년간은 수원 사령탑을 맡았다. 그러나 지난해 롤러코스터를 탔다. 기대심리가 높은 수원 팬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냈지만, 경질됐다. 윤 감독은 친정팀 수원에 대한 질문을 꺼려한다. 경기 전에도 '수원'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수원에 대해선 얘기 안할래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수원전 각오를 물어도 은근슬쩍 빠져나간다. 윤 감독은 "우리가 중요하다. 상대는 신경 안쓴다"고 했다. "지난해 지도자로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는 윤 감독의 끝이 좋지 않았던 과거는 상처였다.
젊은 선수들은 윤 감독의 미래다.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점점 발전하고 있는 모습에 윤 감독은 흐믓하기만 하다. 그는 "6경기를 하면서 좋아지는 부분이 고무적이다. 1~2년 후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는 밝았다. 윤 감독의 젊은 피는 수원의 젊은 피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다음주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위해 로테이션 시스템을 사용했다. 주전멤버 중 8명을 교체했다. 대신 젊은 선수들이 자리를 메웠다. 민상기 조지훈 김대경 연제민 등이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부산의 젊은 피는 전반 35분 오장은의 경고누적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놓인 수원에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이번 시즌 첫 '윤성효 더비'는 환희로 장식됐다.
부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