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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차기 대표팀 감독, 국민열망 채워줄 분 돼야"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3-01-07 12:04



항상 그렇듯 신중했다. 자신을 낮추고 말은 아꼈다.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을 선물한 홍명보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입장은 변함이 없었다. 홍 감독이 7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마크 오브 리스펙트(Mark of Respect)' 시상식에서 최근 A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 입을 열었다. "나는 지도자로 배운 것을 올림픽에 모두 썼다. 나도 한 단계 발전을 위해 어려운 시간을 갖고 배워야 한다. 지금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극비리에 홍 감독에게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측근들에 따르면 홍 감독도 심사숙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홍 감독은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이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남겨둔 상태에서 이런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 부담스러운 듯 했다. 그는 "대표팀 감독 얘기가 나오는게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다. 당장 중요한 것은 앞으로 있을 최종예선이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게 최강희 감독님에게도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홍 감독이 생각하는 차기 사령탑의 조건은 '국민들의 열망'을 채워줄 감독이었다. 그는 "국민들이 월드컵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 많은 경험과 많은 지식으로 국민들의 열망을 채워줄 분이 대표팀 사령탑에 오르셔야 한다"고 했다.

홍 감독은 동메달의 영광을 뒤로 하고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이번주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 프로팀 안지 마하치칼라에 합류해 프로팀 지도자로 첫 발을 내딛는다. 홍명보 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출국일은 10일이지만 러시아 비자 발급 날짜에 따라 출국일은 뒤로 미뤄질 수 있다.

홍 감독은 "예정대로 러시아 팀에서 코치 연수를 하게 됐다. 이번 주 안으로 떠날 예정이다. 오늘, 내일 중에 출국 일정이 잡힐 것"이라고 밝혔다. 홍 감독은 러시아리그 시즌이 끝나는 5월까지 약 5개월간 안지의 코치직을 맡는다. 도전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배움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컸다. "개인 발전을 위해 투자할 시간이 이번이 아니면 없을 것 같다. 모르는 사람들이 많고 새 조직안에 적응해야 해서 개인적으로 큰 도전이라 생각한다. 어려운 시간을 통해 좋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다."

한편, 홍 감독은 7일 유명 위스키 브랜드 로얄 살루트가 수여하는 '마크 오브 리스펙트(Mark of Respect)' 수상자로 선정됐다. 마크 오브 리스펙트는 주류회사인 페르노리카 코리아가 매년 국내 문화예술계를 빛낸 영향력 있는 인물에게 주는 상이다. 2012년은 홍 감독의 해였다. 18명의 태극전사들을 이끌고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축구 올림픽 동메달을 선물했다. 홍 감독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영화감독 박찬욱,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작가 황석영, 지휘자 정명훈, 사진작가 김중만, 배우 안성기, 작가 신경숙 등에 이어 8번째 수상자가 됐다. 홍 감독은 상금 5000만원을 유소년 축구 지원사업에 사용할 예정이다. 홍 감독은 "큰 영광이다. 이를 통해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큰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18명의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덕분이다. 좋은 추억을 선사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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