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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가이' 박지성, 주장 완장 빼앗긴 이슈 대처방법은?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3-01-07 09:58



언제나 '쿨가이'였다.

QPR(퀸즈파크레인저스)의 박지성(32)이 잉글랜드 무대에서 8년 째 살아남을 수 있었는 비결은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승을 했을 때도, 부상이 찾아왔을 때도, 이적설에 휘말렸을 때도, 팬들로부터 비아냥을 들었을 때도, 항상 그는 모든 이슈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현실을 빨리 직시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만큼 포기해야 할 부분은 포기하고, 긍정적인 부분을 찾으려고 애쓴다. 진정한 프로의 자세를 갖추고 있다.

시즌 중 주장 교체는 영국 언론에서도 큰 이슈 중 하나다. 이슈 중심에 선 박지성은 이번에도 차분했다.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박지성은 6일(한국시각) 웨스트브로미치와의 FA컵 64강전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해리 레드냅 QPR 감독에게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했음을 보여줬다. 76일 만에 선발 출전, 풀타임을 소화했다. 무엇보다 레드냅 감독이 구상하는 핵심멤버에서 제외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고무적이었다.

하지만 자존심이 구겨지는 상황도 발생했다. 주장 완장은 차지 못했다. 부주장 라이언 넬슨도 아닌 클린트 힐이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다. 박지성은 올시즌 마크 휴즈 전 감독에게 주장직을 부여받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성적 부진과 맞물려 맹비난을 받았다. 그라운드 안에서는 경기력으로, 밖에서는 리더십이 지적 대상이었다. 그러나 모든 문제는 박지성만의 잘못이 아니었다. 팀 자체가 총체적 난국이었다. 휴즈 감독이 영입한 새 얼굴들과 기존 선수들이 좀처럼 융화되지 않았다. 물과 기름이었다.

새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도 웬만해선 주장은 바꾸지 않는다. 최근 박지성은 주장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 게 사실이다. 부상에 시달려 그라운드 안팎에서 동료들을 챙길 여유가 없었다. 재활이 급선무였다. 그러나 완벽한 몸 상태로 복귀한 경기에서 주장 완장을 차지 못했다는 것은 자존심이 상할 만한 부분이었다.

그러나 박지성은 담담한 모습이었다. 박지성은 영국 일간지 미러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것(주장 교체)은 감독님의 결정이었을 뿐이었다. 나는 그 결정을 존중한다.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경험이 많다. 주장 완장이 있든, 없든 팀을 돕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이 있는 법. 박지성은 무릎 부상에서 벗어난 것을 가장 큰 소득으로 꼽았다. 그는 "나는 다시 플레이할 수 있게 돼 행복하다. 우리는 지난주 첼시를 꺾은 순간을 간직해야 한다. 계속 분위기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웨스트브로미치전이 끝난 뒤 나는 전혀 (무릎에) 고통을 느끼지 않았다. 정말 행복했다"고 강조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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