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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쿨가이'였다.
시즌 중 주장 교체는 영국 언론에서도 큰 이슈 중 하나다. 이슈 중심에 선 박지성은 이번에도 차분했다.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박지성은 6일(한국시각) 웨스트브로미치와의 FA컵 64강전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해리 레드냅 QPR 감독에게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했음을 보여줬다. 76일 만에 선발 출전, 풀타임을 소화했다. 무엇보다 레드냅 감독이 구상하는 핵심멤버에서 제외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고무적이었다.
새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도 웬만해선 주장은 바꾸지 않는다. 최근 박지성은 주장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 게 사실이다. 부상에 시달려 그라운드 안팎에서 동료들을 챙길 여유가 없었다. 재활이 급선무였다. 그러나 완벽한 몸 상태로 복귀한 경기에서 주장 완장을 차지 못했다는 것은 자존심이 상할 만한 부분이었다.
그러나 박지성은 담담한 모습이었다. 박지성은 영국 일간지 미러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것(주장 교체)은 감독님의 결정이었을 뿐이었다. 나는 그 결정을 존중한다.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경험이 많다. 주장 완장이 있든, 없든 팀을 돕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이 있는 법. 박지성은 무릎 부상에서 벗어난 것을 가장 큰 소득으로 꼽았다. 그는 "나는 다시 플레이할 수 있게 돼 행복하다. 우리는 지난주 첼시를 꺾은 순간을 간직해야 한다. 계속 분위기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웨스트브로미치전이 끝난 뒤 나는 전혀 (무릎에) 고통을 느끼지 않았다. 정말 행복했다"고 강조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