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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최진한 감독 연임 확정, 어떤 그림 그릴까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2-12-25 16:53 | 최종수정 2012-12-26 08:42



경남FC의 새로운 구단주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첫 선택은 최진한 감독(51)이었다. 홍 지사는 24일 경남 구단의 업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최 감독의 유임을 확정했다.

벼랑 끝에서 동아줄을 잡았다. 2010년 말 경남 사령탑에 오른 그의 계약기간은 '2+1'이었다. 2년이 지났고, 2013년 거취가 도마에 올랐다. 그러나 경남은 정치일정에 갇혀 업무가 올스톱됐다.

19일 보궐선거에서 홍 지사가 당선된 후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엄밀히 말해 최 감독은 민주통합당 김두관 전 지사가 발탁한 인물이다. 교체 가능성도 있었다. 홍 지사는 명분을 거스르지 않았다. 경남은 올시즌을 앞두고 윤빛가람(성남) 김주영(서울) 서상민(전북)을 떠나보냈다. 시즌 초반 암울했다. 12라운드까지 단 2승(2무8패)에 불과했다. 5월 들어 조직력이 안정을 찾았다. 5월 20일 성남에 2대0으로 승리한 후 18경기에서 10승2무6패를 기록했다. 최 감독은 시도민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상위리그인 그룹A 생존을 이끌었다. FA컵에선 부산교통공사, 강원, 수원, 울산을 차례로 격파하고 마지막 무대까지 올랐다. 10월 20일 결승전(0대1 패)에서 연장혈투 끝에 포항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준우승도 값진 성적이었다. 홍 지사는 최 감독의 공을 인정했다.

기사회생한 최 감독은 "홀가분하다. 지사님도 투자를 약속해준 만큼 더 열심히 뛰겠다"며 기뻐했다. 밑그림은 완성했다. 최 감독은 내년 시즌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룹A 생존과 더불어 FA컵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2013년 K-리그는 더 치열해진다. 1, 2부 승강제가 실시된다. 1부 14개팀, 2부 8개팀이 우승과 서바이벌 전쟁을 펼친다. 스플릿시스템도 재도입된다. 1부 그룹B의 7개팀 중 두 개팀이 2부로 강등되고 12위는 2부 1위팀과 플레이오프를 갖는다. 그룹A에 살아남아야 강등을 피할 수 있다.

최 감독은 지난 여름 메인스폰서인 STX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후원 금액을 4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줄인다는 통보에 애를 먹었다. 버팀목이 든든해 한 숨을 돌렸다. 대한태권도협회장을 맡고 있는 홍 지사는 스포츠에 남다를 애정을 갖고 있다. 그는 스폰서 기업 유치를 통한 재정 확충에도 앞장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일록은 FC서울로 이적했다. 임대계약이 끝나는 골잡이 까이끼(브라질)는 완전 이적을 요구하지만 금액이 너무 높아 다른 팀과 이적 협상을 벌이고 있다. 최 감독은 그 외 젊은 선수들은 잡을 계획이다. 여러 구단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는 FA(자유계약선수)인 수비수 이재명과는 기필코 재계약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수비진의 변화는 크지 않고 공격수들만 팀을 떠나는 상황이다. 공격수들은 외국인과 신인으로 보강해야 한다. 선수비-후역습 전술로 내년 시즌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감독의 유임이 확정되면서 벤치 재편은 막을 내렸다. K-리그는 올시즌 1부에 출전한 16개 구단 중 10명의 사령탑이 바뀌는 후폭풍을 겪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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