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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유상철 감독 "실패가 아니기에 웃으며 떠나겠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2-12-01 16:35 | 최종수정 2012-12-01 16:36


유상철 감독.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8.23

"실패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기분 좋게 떠나겠다."

유상철 대전 감독은 웃으면서 떠났다. 대전은 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와의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44라운드 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유 감독은 "선수들에게 '유종의 미를 거둬줬으면 한다'고 했는데 마지막 부탁을 들어줘서 고맙다. 홈에서 마무리 잘 하고 좋은 경기 해줘서 기쁘다"고 했다. 유 감독은 걍기 후 기자회견장에 늦게 도착했다. 마지막 미팅을 위해서 였다. 유 감독은 "1년 동안 고생했던 부분을 얘기했다. 내년을 위해 프로다운 마음가짐을 갖고 더 도약할 수 있는 부분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경기 하루 전 재계약 불가 통보를 들었다. 그는 경질이 아닌 계약 만료임을 강조했다. 유 감독의 시즌을 실패라 평하기는 어렵다. 대전은 올시즌 강등 1순위였다. 시즌 중반 널뛰기 행보를 펼쳤지만, 1차 목표였던 잔류에는 성공했다. 유 감독은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실패해서 떠나는 것이 아니라 계약이 만료된 것이다. 팀도 잔류에 성공했고, 선수들도 더 성장할 것이라고 믿는다. 오늘 하루는 슬프겠지만 내일부터는 웃을 것이다"고 했다.

아쉬움도 있었다. 유 감독은 잔류 확정 뒤 내년시즌을 고민하고 있었다. 그는 "나름대로 구상을 하고 있었다. 어떤 부분을 보강하고 훈련하면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힘들겠지만 재밌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팀을 떠나게 돼 아쉽다"고 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 황선홍 포항 감독, 홍명보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 등 함께 뛰었던 선수들이 승승장구 하는 반면, 유 감독은 다시 야인의 생활로 돌아간다. 그러나 유 감독은 위축되지 않았다. 그는 "누구보다 값진 경험을 했다. 강등 싸움을 해본 사람은 나 밖에 없지 않나. 지도자로 성장하는데 올시즌이 큰 경험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 감독은 당분간 휴식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제 핸드폰을 끄고 쉬고 싶다. 선수들이 그러더라. 처음보다 많이 늙으시고, 머리도 빠졌다고. 휴식을 취하면서 다음에 대한 구상을 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유 감독은 "서포터스가 있어서 1년동안 행복했다. 진정한 팬이라고 생각한다. 경질이 아니라 계약 만료되서 나가는 것이다. 지도자로서 가야하는 길에 좋은 경험을 했다. 더 좋은 지도자가 되기 위해 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변함없이 서포터스들도, 시민들도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말을 맺었다.


대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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