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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감독 "박주영에게 자부심, 자신감, 희생 요구할 것"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2-08-29 10:24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9월 11일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과의 3차전 원정경기 출전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2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최강희 감독이 스물 세명의 선수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발표한 선수 명단에는 박주영이 포함됐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박주영에게 자부심, 자신감, 희생을 요구할 겁니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이 박주영(아스널)을 끌어 안았다. 최 감독은은 2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원정 3차전(9월 11일)에 나설 23명의 태극전사를 발표했다.

이날 최대 관심사는 박주영의 발탁 여부였다. 사실 최 감독과 박주영의 관계는 껄끄러웠다. 지난 5월 최 감독이 박주영에게 병역 기피 논란 해명 기자회견을 권고했다. 그러나 거절당했다. 반면 박주영은 6월 홍명보 올림픽팀 감독과는 기자회견에 나서 런던올림픽 참가를 선언했다. 우여곡절 끝에 출전한 올림픽에서 박주영의 경기력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나 서서히 경기력을 끌어올리던 박주영은 스위스전(2대1 승)과 일본전(2대0 승)에서 골을 터뜨리며 변함없는 클래스를 과시했다. 최 감독이 요구한 경기 감각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시켰다.

이날 최 감독은 "지금 대표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분위기다. 쿠웨이트전부터 대표팀을 운영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내부 결속 부분이었다. 그동안 대표 선수들에게 자부심과 희생을 강조했다. 선수들이 그런 부분을 잘 따라줬다. 박주영에게도 자부심, 자신감, 희생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선수들이 잘 받아들인다면 팀이 더 강해질 것이다. 그라운드에는 11명 밖에 나갈 수 없다. 모든 선수들이 소속팀에선 스타지만 그런 것을 누그러뜨리고 대표팀의 분위기에 적응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박주영도 이런 부분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주영의 이적은 변수다. 소집과 이적 문제가 맞물릴 경우 합류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밖에도 최 감독은 최근 둥지를 옮긴 선수들이 가장 고심했던 부분이라고 털어놓았다. 최 감독은 "가장 고심했던 것이 기성용 김보경 등 팀을 이적한 선수들이었다. 대표팀 소집과 맞물려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나도 이적 문제를 고려했지만, 대표팀이 최고의 전력으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그런 부분은 배제했다"고 대답했다.

관건은 박주영의 활용법이다. 기존 이동국과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 최 감독은 "둘은 과거 본프레레호에서 같이 뛴 적이 있다. 쿠웨이트전에서도 90분을 함께 했다. 당시 둘의 호흡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두 선수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현대 축구는 원톱을 세우고 다른 선수가 배후에서 따라 들어가는 것이 대세다. 훈련을 통해 확인할 것이다. 공존 해법도 찾을 수 있다. (둘이 함께 출전한다면) 상대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상대에 따라 선수 구성이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런던올림픽 동메달 기적을 이룬 '홍명보의 아이들'도 대거 이름을 올렸다. 기성용(23·스완지시티) 구자철(독일 아우크스부르크) 김보경(카디프시티) 등은 기존 A대표팀 자원이다. 박종우(부산) 윤석영(전남) 황석호(히로시마) 등이 새롭게 등장했다. 최 감독은 "황석호 박종우는 올림픽에서 꾸준하게 봤다. 올림픽이 끝난 뒤 홍명보 감독과 얘기를 나눴다. 박종우는 해프닝 논란이 있었지만, 미드필더로서 많이 움직이고 거칠다. 거친 미드필더가 필요해 선발했다. 황석호도 앞으로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해줄 수 있다"고 했다. 기존 멤버들과의 융화에 대해서는 "23명을 소집하다보면 희생해야 할 선수들이 필요하다. 불평이나 불만을 나타내면 순식간에 분위기가 깨진다. 젊은 선수들을 소집해서 분위기를 다져가야 한다. 이 선수들이 패기와 좋은 활력을 불어넣어줬으면 좋겠다. 기존 선수들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대표팀이 강해지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부상때문에 부르고 싶어도 부르지 못했던 이청용(볼턴)도 돌아왔다. 최 감독은 "처음 대표팀을 맡고 고민했던 부분이 오른쪽 측면 공격이었다. 이청용이 부상을 당한 탓에 선수층이 얇아졌다. 이근호로 대체했다. 이근호는 스트라이커 자원이지만 측면에서 기대 이상으로 해줬다. 이청용은 부상에서 회복했다. 선수들이 장기 부상을 당하면 육체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야 한다. 일정기간 소집해 능력을 보고싶었다. 또 선수가 경기를 계속 출전하기 때문에 경기력이나 체력적인 부분이 문제가 없어 선발했다"고 전했다.


윤빛가람을 선발한 배경을 묻는 질문에는 "특징 있고 앞으로 좋은 재질을 가지고 활약을 해줄 선수다. 대표팀은 평범한 선수보다는 특징있는 선수가 와서 조커로 뛰어줄 수 있는 선수도 필요하다. 앞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확인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최 감독은 우즈벡 원정이 최대 분수령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우즈벡 원정이 이번 최종예선에서 최고의 분수령이다. 이번에 패하면 상대팀도 운명이 불투명해진다. 승리를 얻을 경우 앞으로의 일정이 유리해지기 때문에 선수 선발에 고민을 많이 했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선수를 뽑았다. 모든 선수들을 총망라해 준비를 잘 한다면 남은 경기도 1, 2차전 같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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