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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웠다.
예상했던 대로였다. 박지성의 역할은 맨시티의 막강 허리라인 봉쇄였다. 이날 로베르토 만시니 맨시티 감독은 나스리를 비롯해 배리, 실바, 투레를 중원에 배치했다. 상대 공격의 시발점부터 차단하겠다는 것이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의 주문이었다.
박지성은 최전방부터 강한 압박을 펼쳤다. 7경기 연속 결장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몸놀림은 가벼웠다. 경기감각은 살아있었다. 다만, 공격력이
아쉬웠다. 정적이었다. 빈 공간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장면은 몇 차례 연출했지만, 상대 수비진에 압박을 뚫어내지 못했다. 설상가상 맨유는 전반 추가시간 콤파니에게 헤딩 선제골을 허용했다.
이후 퍼거슨은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기 위해 공격수들을 투입시켰다. 후반 33분에는 발렌시아를, 38분에는 영을 넣었다. 이에 맨시티는 수비형 미드필더 데용과 수비수 리차즈를 교체투입해 뒷문을 걸어잠궜다. 결국 맨유는 맨시티의 골문은 열지 못하고 0대1로 무릎을 꿇었다.
맨유는 이날 패배로 맨시티에게 리그 선두를 내줬다. 맨유는 26승5무5패(승점 83)을 기록, 맨시티와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차(맨시티 +61, 맨유 +53)에서 밀려 리그 2위로 내려앉게 됐다.
그러면서 리그 우승 전쟁도 미로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남은 경기는 단 두 경기 뿐. 맨유는 많은 점수차로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승리한 뒤 맨시티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말았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