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담키커 맡게 된 수원 이용래 "고종수 코치 특별과외 덕분에"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2-03-04 17:51


◇이용래는 2012년 K-리그에서 수원 삼성의 전담 프리키커를 맡게 됐다. 지난해 5월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시드니FC와의 2011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이용래가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K-리그 수원 삼성은 2012년 시즌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

'왼발의 스페셜리스트' 염기훈이 군에 입대하면서 세트플레이 전담키커 자리가 무주공산이 됐기 때문이다. 공격의 절반을 차지하는 세트 플레이 수행을 위해서는 칼날 같은 킥을 구사할 줄 아는 선수가 필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봐도 염기훈을 대체할 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염기훈과 함께 강력한 세트플레이 키커로 활약했던 마토도 팀을 떠난 터라 윤 감독의 고민이 깊었다.

고민 속에 돌입한 괌 동계 전지훈련에서 윤 감독은 무릎을 탁 쳤다. 미드필더 이용래가 눈에 들어왔다. 정교함만 다듬으면 충분히 쓸 만한 전담키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을 했다. 전담키커 임무를 맡기기로 결정했다. 많은 요구 사항은 내놓지 않았다. "찬스가 나면 자리를 구분하지 말고 동료에게 잘 연결하면 된다." 모범 답안과도 같은 이 말을 100% 수행하기란 쉽지 않다. 생각지도 않던 새 임무를 맡게 된 이용래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곧바로 특훈이 시작됐다. 다행히 명과외 선생님을 만났다. 현역 시절 세트 플레이 때마다 상대 수비수들을 벌벌 떨게 했던 고종수 코치가 이용래를 전담교습했다. 이용래와 고 코치 모두 왼발잡이다. 첫 단추는 잘 끼운 셈이다. 하지만 평생을 갈고 닦아도 쉽지 않은 칼날킥을 곧바로 장착할 수 있을 리 만무했다. 이용래의 킥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고 코치의 호통이 연습구장에 쩌렁쩌렁 울렸다.

겨우내 킥을 가다듬은 이용래는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2012년 K-리그에서 전반 41분 에벨톤C에게 기가 막힌 코너킥을 연결해 전담키커 신고식을 멋지게 장식했다. 문전 앞에서 갑자기 휘는 멋진 킥으로 결승골을 만들어 냈다. 이용래가 만들고 에벨톤C가 마무리 한 이 골 덕택에 수원은 부산을 꺾고 2012년 K-리그 홈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용래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사실 킥력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닌데 동계 훈련 기간 부터 임무를 맡게 됐다"고 수줍어 했다. 그는 "고종수 코치는 킥을 정확하게 차라고 항상 주문하는데 그러질 못해 자주 혼이 난다. 아직 갈고 닦을 부분이 많다"고 웃었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