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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철, 뉘른베르크에서 드러난 두가지 과제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2-02-13 14:13 | 최종수정 2012-02-13 14:13


사진캡처=아우크스부르크 홈페이지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이 분데스리가 입성 후 첫번째 풀타임 출전에 성공했다.

겨울이적시장동안 아우크스부르크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구자철은 12일(이하 한국시각)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SGL 아레나에서 열린 2011~2012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뉘른베르크와의 21라운드 경기에 선발로 나서 종료 휘슬이 울릴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부지런히 뛰어다닌 구자철은 후반 40분 회심의 오른발 발리슈팅을 날렸지만, 샤페르 골키퍼 손에 맞은 볼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는 불운을 겪었다.

슈팅 장면은 인상적이었지만 경기 내용은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4일 호펜하임과의 데뷔전에 교체 투입돼 공격진에 창조성을 불어넣으며 호평을 받았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요한 루후카이 감독의 신뢰 속에 90분간 뛰었지만, 소득보다는 해결해야 할 과제를 확인할 수 있는 한판이었다.

측면 경쟁력을 높여라

구자철은 이날 4-2-3-1 포메이션의 왼쪽 미드필더로 기용됐다. 전반 18분 날카로운 측면 크로스를 시도해 위협적 상황을 만든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후반 오른쪽 미드필더로 위치를 바꿔 나아진 모습을 보였지만 구자철이 갖고 있는 100%를 끌어내지는 못했다. 아우크스부르크에는 토어스텐 외를이라는 섀도 스트라이커가 자리잡았다. 1m91의 외를은 롱볼 위주의 축구를 구사하는 루후카이 감독의 축구에서 최전방의 사샤 묄더스와 함께 핵심 자원이다. 이로인해 구자철은 당분간 측면에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측면 적응은 볼프스부르크 시절에도 계속한 고민이다. 구자철은 스피드나 돌파가 특출난 선수가 아니라 측면에서 고전했다. 루후카이 감독은 구자철이 중앙 지향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을 감안, 돌파력이 좋은 마르셀 데 용을 윙백으로 기용했다. 그러나 데 용이 부상으로 빠지자 측면 미드필더 본연의 움직임을 요구받았고, 이는 구자철이 첫경기에 비해 고전한 이유다. 구자철이 임대 신화를 쓰기 위해서는 측면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팀에 빨리 적응하라

구자철은 볼을 잡았을때는 번뜩이는 움직임을 선보였다. 센스있는 볼터치는 아우크스부르크 선수들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었다. 그러나 그게 다였다. 전매특허인 날카로운 패스로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특히 볼을 잡지 않았을때는 움직임이 산만했다. 동료들과 동선이 겹치는 등 문제점이 노출됐다. 아직 팀전술에 녹아들지 못했다는 증거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중앙 미드필더 호소가이 하지메의 움직임에 따라 공격방향이 결정됐다. 호소가이가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오른쪽 공격이, 왼쪽으로 가면 왼쪽 공격이 살아났다. 측면에 있는 구자철은 호소가이의 움직임을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 호소가이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아우크스부르크의 부분전술에 잘 적응하면, 구자철 특유의 볼배급이 살아날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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