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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가 롱런하기 위한 5가지 필수조건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1-12-22 07:47 | 최종수정 2011-12-22 07:47


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2011 챔피언십 챔피언결정전 2차전 전북현대와 울산현대의 경기가 열렸다. 우승트로피를 들어보이는 최강희 감독. 전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최강희 감독을 새 선장으로 고른 태극호가 다시 출발한다. 지금으로선 최강희호가 어디까지 갈 지 예단하기 이르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신임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이 성공할 지는 어느 정도 나와 있다. 최강희 감독이 롱런하기 위한 5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감독이 아닌 선수 중심의 팀 운영이 필요하다. 둘째는 신구조화이고, 셋째는 외부 간섭을 차단해야 한다. 넷째는 내부결속 강화이고 마지막은 전북 시절을 잊고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①선수가 중심이 돼야 한다

A대표팀은 클럽 보다 감독의 색깔을 내기가 힘든 구조를 갖고 있다. 클럽에선 감독이 매일 선수들의 얼굴을 보면서 손발을 맞출 수 있다. 하지만 A대표팀은 평균 한 달에 한 번 정도 2~3일 훈련하고 한 경기 정도 하고 헤어지는 게 전부다. 훈련시간이 매우 짧다. 또 클럽에 비해 A대표팀에는 국가를 대표할만한 스타들이 총집결한다. 자존심이 강하고 개성이 넘치는 선수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런 A대표팀에서 감독이 처음부터 자신의 컬러를 드러내기 위해 무리하면 팀은 망가진다. 선수를 앞으로 내밀고 감독은 뒤로 빠져 있어야 한다. 결국 그라운드에서 뛰는 사람은 선수다. 최강희 감독은 전북 현대 시절 보다 더 몸을 낮춰야 한다.

②신구조화

팀 분위기가 엉망이 되는 지름길은 공평하지 않은 것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질 때다. 감독이 특정 선수를 편애하는 것 같다는 말이 돌면 그 팀은 오래가지 못한다. 또 주전이 아닌 벤치에 앉는 선수들의 마음을 잘 다독여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선발로 나간 선수들의 마음도 편하다. 동료가 골을 넣었는데도 벤치 멤버들이 함께 기뻐하지 않으면 그건 팀이 아니다. 또 영건과 베테랑의 조화로운 배합이 필요하다. 강팀에는 항상 위기를 슬기롭게 넘길 줄 아는 경험이 풍부한 노장이 한두 명은 있다. 전북 현대의 김상식 같은 선수를 말하는 것이다. 패기만 믿고 덤비는 젊은 선수들만 가지고는 위기를 벗어나기 어렵다. 선수들의 나이 밸런스를 맞출 필요가 있다.

③외부 간섭 차단

한국축구에서 토종 출신 A대표팀 감독이 무척 힘들어하는 부분이 외부 간섭이다. 외국인 지도자는 우선 의사소통이 쉽지 않기 때문에 외부에서 간섭하고 싶어도 쉽지 않다. 하지만 국내 지도자는 외부에서 선수 기용과 출전에 대해 온갖 주문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최강희 감독 보다 나이가 한 살이라도 많은 축구인들은 "이 선수를 써봐라" "왜 그렇게 선수교체를 했냐"는 식으로 훈수를 둘 것이다. 설령 농담일지라도 그 말을 듣는 A대표팀 감독은 자신의 판단이 흔들릴 수 있다. 최 감독은 이제부터 귀를 막고 살든지 아니면 잘 가려 들어야 한다.

④내부 결속 강화


A대표팀 감독은 대외 이미지가 중요하다. 한 국가를 대표하는 얼굴이다. 적절한 쇼맨십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잊어서는 안 될 게 있다. A대표팀 감독의 명줄을 쥐고 있는 건 축구협회 내부인들이다. 대외적으로 아무리 인기가 높아도 축구협회 내부에서 안 되겠다는 판단이 서면 오래가지 못한다. 최 감독은 그와 호흡을 맞출 축구협회 스태프들이 잘 따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최우선이다. 지원 스태프는 빛이 나지 않는 자리다. 그래서 주목을 받지 못한다. 그런데 그들이 딴 생각을 하고 있으면 최강희호가 잘 굴러가지 않게 된다.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야만 팀이 앞으로 나간다.

⑤전북 시절은 잊어라

K-리그 최강 전북 현대와 A대표팀은 그 성격 자체가 다르다. 최강희 감독의 노는 물이 완전히 달라졌다. 전북 시절에는 한 40명의 선수 중 가장 몸상태가 좋은 11명만 고르면 된다. 하지만 A대표팀에선 해외파, K-리거 전체에서 베스트11을 선택해야 한다. 최 감독이 싫어도 만나야 하는 사람들이 적어도 5배 이상은 많다. 전북 사령탑 시절에는 완주군 봉동읍에 주로 머물렀지만 이제는 전국을 돌아야 한다. 또 해외파를 보러 유럽까지 가야한다. 최 감독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는 미디어의 관심도 몇 배는 늘어날 것이다. 최 감독이 농담으로 던지는 말 한마디가 생각지도 않았던 오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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