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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대한축구협회의 최근 행보다.
거사가 막을 내리자 이젠 '기술위 우산'에 다시 몸을 숨기고 있다. 조중연 축구협회장은 12일 경질 파문 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 반포동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홍명보장학재단 장학금 수여식에 참석했다. 30분간 진행된 행사가 끝나자 서둘러 자리를 뜬 그에게 조 감독의 경질 배경과 차기 감독과 관련된 질문이 쏟아졌다. 비로소 그의 입에서 '정답'이 나왔다. "내일 기술위원회가 열리는데…." 곤혹스런 표정을 지으며 취재진을 따돌렸다. 더 이상 말은 없었다.
축구협회의 이중잣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불과 며칠 전 절차상 문제를 시인하면서까지 감독 경질을 발표했다. 정관은 무용지물이었다. 정관에 따르면 기술위는 각급 대표팀과 선발팀, 상비군 등을 이끌 지도자를 추천하는 역할을 한다. 또 대표팀을 포상하거나 징계하는 데 협조하고 근거 자료를 제공토록 하고 있다.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평가도 포함돼 있다. 감독 거취와 관련해 어떤 식으로든 기술위를 거쳐야 한다.
황보 위원장이 이끄는 기술위원회가 13일 출발했다. 상견례를 겸한 첫 회의를 가졌다. 황보 위원장은 하루 전 7명의 기술위원을 선임, 발표했다. 이들은 "소신껏 할 말은 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당면 과제인 차기 감독 선임에 어떤 역할을 할 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황보 위원장은 12월말까지 차기 감독 문제를 매듭짓기로 했다. 보름여 밖에 남지 않았다. 아마추어 감독(4명)과 비경기인(2명) 출신이 절대 다수여서 현황 파악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기술위원 전원이 현직을 보유하고 있어 몇 차례 더 만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조 회장이 기술위를 입에 올린 것을 곧이 곧대로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