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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째 도전 나서는 '철인' 이영표, 성공 가능성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12-06 11:01 | 최종수정 2011-12-06 11:01


◇이영표. 스포츠조선DB

'철인' 이영표(34)가 새로운 도전의 문을 열었다.

그동안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소속 밴쿠버 화이트캡스 입단 여부를 놓고 고민했던 이영표는 6일(한국시각) 계약서에 최종 사인했다. 계약기간은 기본 1년에 1년 연장 옵션을 더하는 조건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영표는 7일 현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진 뒤, 국내로 복귀해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내년 1월 팀 훈련에 합류한다.

밴쿠버는 이영표에게 생애 6번째 팀이다. 그동안 이영표는 안양LG(현 FC서울)를 시작으로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과 토트넘(잉글랜드), 도르트문트(독일),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에서 활약했다. 리그 색깔과 팀 성향 모두 천지차이인 팀들이다. 밴쿠버 역시 마찬가지다. 유라시아를 벗어나 북미 지역을 택한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밴쿠버행은 이적 때마다 '새로운 도전'을 기치로 내걸었던 이영표에게 딱 어울리는 선택이다.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지만, 몸 상태는 좋다. 이영표는 지난 6월 알 힐랄과 계약이 만료된 뒤 국내로 복귀해 현역생활과 은퇴를 놓고 고민하면서도 개인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친정팀 서울의 훈련장인 경기도 구리챔피언스파크에서 몸 만들기에 열중했다. 경기 감각은 팀 훈련에 참가해 시즌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주전 경쟁 구도도 밝다. 밴쿠버는 올 시즌 MLS 서부지구에서 6승10무18패 승점 34로 최하위에 그쳤다. 18개 팀 순위를 모두 더하는 MLS 통합순위에서도 꼴찌였다. 때문에 수비 보강을 최우선 과제로 꼽아 이영표 영입에 적극적이었다. 아시아와 유럽에서 프로리그를 거쳤고, 국가대표로 세 차례의 월드컵에 나서며 얻은 풍부한 경험에 매료됐다. 이영표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사우디리그에서 두 시즌간 리그 전 경기를 뛸 정도로 강인한 체력을 갖고 있다. 현재 팀 내부를 봐도 딱히 경쟁자가 없어 첫 해 주전 입성이 유력시 된다.

리그 적응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이영표는 탁월한 리그 적응력을 보여줬다. 대부분의 팀에서 이적 첫 시즌부터 주전으로 도약했다. 특유의 성실함으로 코칭 스태프를 매료시켰고, 리그 스타일에 맞춘 팔색조 활약을 펼쳤다. MLS가 최근 데이비드 베컴(35), 로비 킨(31·이상 LA갤럭시), 티에리 앙리(34), 라파엘 마르케스(31·이상 뉴욕 레드불스)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영입하면서 인지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전체적인 수준은 그다지 높지 않다. 그간 이영표가 걸어온 행보와 팀 환경을 놓고 보면 이영표의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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