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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성 전남 드래곤즈 감독이 전남에서 첫 시즌을 마친 소회를 팬들에게 직접 밝혔다.
개막전 전북 원정 첫 승 등 즐거웠던 기억들과 함께 지동원 이적, 승부조작 연루 등 가슴 졸였던 악재들도 빠짐없이 떠올렸다. 시즌 막판 잡아야 할 경기를 놓치며 아깝게 6강 진출에 실패한 후의 상실감, 전격 사의 표명의 배경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정 감독은 사의 표명에 대해 '6강 PO 진출 실패에 대한 책임으로 한편으로는 조금 가벼워 보일 수 있었지만 유종호 사장님께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중략) 변화를 주면서 새롭게 재창단하는 의지를 가지고 해보자고 하는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구구절절 변명을 하고자하는 의도는 절대로 아니었습니다. 다만 제가 맡은 동안 전남 드래곤즈가 K-리그에서 좀 더 경쟁력 있는 팀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그렇게 만들어 놓겠다는 의지를 보였던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앞으로 남은 기간동안 후회없는 전남 드래곤즈로, K-리그를 넘어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정복하는 경쟁력 있는 팀을 만들고 싶습니다. 거기에 여러분들의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면 꾸중으로 잡아주시고, 잘하면 하늘 끝까지 올라갈 수 있게 격려해주시길 바랍니다'라는 당부로 글을 맺었다.
현재 브라질에 머물고 있는 정 감독은 "홈페이지를 보니 6강 불발에 대한 팬들의 아쉬움이 크더라. 감독으로서 미안한 마음과 함께 다음 시즌의 각오를 직접 이야기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직접 편지를 띄운 배경을 밝혔다.
'명품 수비수' 코니를 제외한 웨슬리, 레이나, 인디오 등 3명의 용병을 한꺼번에 내보낸 정 감독은 내년 시즌 전남의 성패를 좌우할 용병을 물색하기 위해 지난 18일 브라질 현지로 날아갔다. 현지에선 국가대표 코치로서 2002년부터 월드컵 무대를 밟은 정 감독에 대한 예우가 깍듯하다. '브라질 신성' 네이마르가 뛰고 있는 산토스FC 등을 유심히 살피며, 내년 시즌 구상에 골몰하고 있다. 올 시즌 애를 먹인 용병 농사는 정 감독의 가장 큰 숙제다. 천정부지 치솟은 몸값이 가장 큰 걱정이다. "K-리그 팀들은 물론 중국 스카우트들까지 대거 몰려왔다. 용병 몸값이 치솟고 있다. 말도 안되는 선수들이 몇백만 유로를 불러댄다. 세리에B, C에서 '흙속의 진주'를 찾아야 할 판"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매의 눈'으로 브라질리그를 샅샅이 뒤지고 있다. "외국인 선수는 실력뿐 아니라 성격, 멘탈이 중요하다. 몇 게임 봐서는 알 수 없다. 앞으로 용병을 6개월 이상 관찰하고 준비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같다"고 했다. 물론 "반드시 좋은 용병을 데려오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