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해성 전남 드래곤즈 감독은 '애제자' 지동원(20·선덜랜드)에 대해 "감독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선수"라고 평가했었다. "나이답지 않게 차분하고 묵묵하면서도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다"고 했다.
하지만 "지친 지동원에게 휴식을 주겠다"는 말로 결장을 예고했던 브루스 감독은 20일 새벽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풀럼전에서 후반 27분 결국 '지동원 카드'를 빼들었다. 양팀이 팽팽한 접전을 펼치던 0-0 상황, 풀럼이 회심의 공격수 앤디 존슨을 투입한 직후다. '투톱' 스테판 세세뇽-니클라스 벤트너를 내세웠지만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승부처에서, '해결사' 지동원에 대한 믿음을 또 한번 드러냈다. 코너 위컴이 부상으로 빠진 공격진에서 최상의 조합을 찾기 위한 경기력 조율 및 확인 작업이기도 했다. 하지만 선덜랜드는 후반 내내 효율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했고, 지동원 역시 충분한 볼터치 기회를 잡지 못했다. 결국 0대0 무승부, 홈에서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
중동 2연전 이후 컨디션을 묻는 질문에도 특유의 긍정 화법으로 대처했다. "유럽에서 오래 뛴 다른 선수들보다 경험이 많지 않고 생활리듬이 달라 고생하긴 했지만 차차 적응하면 좋아질 것"이라는 '정답'이었다. 하지만 이날 스스로의 경기 내용에 대해서만큼은 냉정했다. "비기고 있는 긴박한 상황에 투입됐는데 흐름을 못따라간 것 같아 아쉽다. 생각대로 잘 되진 않았던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영국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스포츠는 이날 지동원의 활약에 대해 "좀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Needed more time)"는 평가와 함께 평점 5점을 부여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선덜랜드(영국)=민상기 통신원 chosuntig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