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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출신의 숙명일까. 박주영(26·아스널)의 운명은 희비의 쌍곡선이다.
아스널에 둥지를 튼 지 70일이 흘렀지만 그는 여전히 정규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칼링컵 2경기, 챔피언스리그 1경기 등 3경기에서 1골을 터트린 것이 전부다.
막히면 돌아가라고 했다.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 2주간의 A매치 외유, 박주영에게는 절실한 시간이다.
웃음 꽃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박주영은 상처를 지니고 있다. 떨어진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A매치가 보약이 될 지는 그에게 달렸다.
A매치가 활력소라는 점은 다행이다. 최근 태극전사 중 으뜸 활약을 펼친 주인공은 박주영이다. 그는 폴란드와의 비공식 A매치(2대2 무·2골)를 포함해 4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3차예선의 경우 1~3차전에서 모두 골맛을 봤다. 첫 발걸음인 레바논전(6대0 승)에서 해트트릭, 쿠웨이트(1대1 무), UAE(2대1 승)와의 2~3차전에서 각각 한 골을 터트렸다. 4경기에서 7골을 쓸어담았다.
실전 감각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는 A대표팀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A매치를 통해 컨디션을 회복해 가고 있다.
중동 원전 2연전은 또 다른 전환점이다. A매치 연속골 행진이 이어진다면 조광래호는 물론 개인적으로도 새로운 반전을 모색할 수 있다. 조광래 감독은 박주영에 대한 믿음이 같하다. 중앙과 좌우측으로 수시로 이동해 공격에 물꼬를 트는 다양한 역할을 주문할 예정이다. 주장의 임무도 막중하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무거운 짐을 짊어졌다. 하지만 나눌 순 없다. 박주영이 헤쳐나갈야 할 과제다. 중동 2연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인물은 역시 박주영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