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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는 루시오, 김호곤 감독의 해결책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10-23 07:42


◇울산 현대 공격수 루시오. 사진제공=울산 현대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울산 현대의 용병 공격수 루시오(25)가 이런 경우다. 전반기에 용병 덕을 보지 못했던 김호곤 울산 감독은 공격력 강화를 위해 경남FC에서 활약하던 루시오를 영입했다. 공격수 정대선에 현금을 얹어주는 큰 베팅을 했다. 한국 데뷔 시즌이었던 2010년 K-리그에서 13골7도움을 기록했고, 올해 전반기 이적 전만 해도 경남 소속으로 리그 7경기서 4골2도움을 올렸다. 킬러 본능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베테랑 설기현과 찰떡궁합을 이뤄줄 것으로 보였다.

루시오는 8월 울산 이적 후 9경기를 치렀다. 여지껏 득점포가 침묵 중이다. 8월 14일 성남 일화전에서 1도움을 기록한 것이 기록의 전부다. 루시오가 울산의 히든카드가 되어주길 바랬던 김 감독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만한 기록이다. 2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가진 부산 아이파크와의 2011년 K-리그 29라운드에서도 루시오는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상대 수비진을 흔드는 것은 좋았지만, 찬스가 오지 않았다. 후반 중반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잡았으나, 골키퍼 이범영에게 걸리는 등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경기는 고슬기의 결승골을 앞세운 울산이 1대0으로 승리했으나, 루시오 본인과 김 감독에게는 아쉬움이 남을 만한 경기였다.

김 감독은 "루시오는 활동폭이 접은 공격수다. 주로 전방에 위치해 찬스를 노리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수비수부터 공격수까지 상황을 가리지 않고 모두 움직이는 스타일의 전술을 구사하는데, 그것 때문에 활동폭이 접은 루시오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감독은 "올해보다는 내년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루시오를 영입했다"고 했지만, "여러가지를 생각 중"이라고 루시오의 골 가뭄에 고민이 없지 않다는 점을 드러냈다.

울산이 6강에 오른 뒤에도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루시오가 잘 해줘야 한다. 설기현과 김신욱에게만 의존하는 공격력은 언젠가 밑천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전방에서 루시오가 경기를 풀어나가야 공격의 효과가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전 승리로 6강 진출은 더욱 가까워 졌다. 하지만, 김 감독에게 부산전 승리는 루시오 활용 해법을 빨리 찾아야 한다는 새로운 숙제를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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