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번째 '맨체스터 극장'의 주인공은 맨시티였다.
대승의 서막은 '그라운드의 악동' 발로텔리가 알렸다. 전반 22분 다비드 실바에게 패스를 받은 제임스 밀너가 왼쪽 측면에서 올려준 땅볼 크로스를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논스톱 오른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5경기 연속 득점 행진이었다. 발로텔리는 지난달 22일 버밍엄시티와의 컵대회부터 리그 세 경기에서 모두 골을 터뜨렸다. 골 세리머니도 주목을 받았다. 발로텔리는 선취골을 넣은 뒤 유니폼 안에 입은 기능성 속옷에 새긴 문구를 드러냈다. 'WHY ALWAYS ME?'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있었다. '왜 나만 이슈가 되는가?', '왜 나만 골을 넣는가?'라는 등 복합적인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문구였다.
1-0으로 전반을 근소하게 앞선 맨시티는 수적 우위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후반 2분 만에 맨유 중앙 수비수 조니 에반스가 손을 사용해 발로텔리의 돌파를 저지했다는 이유로 퇴장을 당했다.
'마라도나 사위' 세르히오 아게로는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24분 아크 서클에서 득점 기회를 만들어가던 상황에서 아게로는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리차즈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쇄도하면서 그대로 맨유의 골망에 꽂아 넣었다. 리그 9골을 기록한 아게로는 웨인 루니(맨유)와 함께 리그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게 됐다.
맨시티는 후반 36분 맨유 대런 플레처에게 추격골을 허용했지만, 상승세가 멈추지 않았다. 인저리 타임에만 세골을 퍼부었다.
후반 25분 발로텔리와 교체투입된 제코가 네번째 골을 터뜨렸다. 왼쪽 측면 코너킥을 가레스 배리가 헤딩한 것을 데 헤아가 쳐냈다. 그러나 볼이 멀리가지 못했다. 레스콧이 볼을 살려 크로스를 올렸고 제코가 논스톱슛으로 마무리지었다.
맨시티 공격을 이끌던 실바도 골맛을 봤다. 이어 제코가 또 다시 맨유 골망을 흔들면서 대승을 마무리지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